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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덜 받지만, 성취도 몰라 불안해”…덴마크 ‘점수 없는 고등학교’ 실험 중간 평가

수업 듣는 덴마크 학생(EVA 제공)

성적으로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교육 제도가 학생의 의욕을 고취하기는커녕 오히려 꺾어 버린다는 비판이 팽배하다. 진짜일까? 성적을 없애면 학생들이 더 자발적으로 공부하게 될까?

덴마크는 이미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일부 고등학교를 선정해 2년 간 성적을 주지 않는 것. 1년이 지난 뒤 중간 평가 결과 실험에 참가한 고등학생은 스트레스를 덜 받아 좋아했으나, 자기 학업성취도를 파악하는데 애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DR>이 2월19일 보도한 소식이다.

성적 없는 고등학교 실험에는 1학년 15학급이 참여했다. 덴마크 교육부가 주관하고 덴마크 평가연구소(Danmarks Evalueringsinstitut·EVA)가 진행했다. 모든 교과목에서 성적을 없애 학생 사이에 경쟁을 없앴다. 1년이 지나 실시한 중간 평가에서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덜 받아 좋지만, 성적을 받지 않아 불안하다고 답했다.

 

성적 없으면 협동 더 많이 해

참가 학생 68%는 학교 가는데 느끼던 스트레스가 전부 혹은 상당히 줄었다고 답했다. 69%는 교실에서 친구와 경쟁이 전부 혹은 일부 사라졌다고 말했다. 절반에 가까운 학생은 학우를 돕는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사라 스쿠프(Sarah Richardt Schoop) EVA 선임 컨설턴트는 성적을 없애면 교사가 측정하고 평가하는데서(målt og vejet) 자유로워진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계속 평가받는다고 느낀다면, 교실은 단순한 채점장이 될 겁니다. 실수를 저지르며 개선하고 연습하는 학습 공간이 아니고요.”

 

스트레스는 줄고 불확실성은 늘고

성적이 사라졌다고 학생이 마냥 행복해진 것은 아니다. 실험 참가 학생 81%는 성적이 사라지니 자기 학업성쥐도를 알 수 없어서 무척 혹은 무척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70%는 학교에서 성과로 인정받을 때가 무척 혹은 상당히 그립다고 말했다. 42%는 성적이 자기 정체성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느낀다고 무척 혹은 상당히 인정했다.

사라 스쿠프 컨설턴트는 “중간 평가 결과가 성적이 학생에게 어떤 의미인지, 성적 대신 교사에게 정성평가를 받으면 어떻게 느끼는지를 보여준다”라고 평했다. 그는 성적을 받는데 이미 익숙해 진 학생들이 명확한 잣대가 없는 상황을 불안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공부에 관해 얘기할 때 사용하는 언어는 성적입니다. 성적은 그 학생이 과업에 얼마나 능숙하고 개인 과제를 해냈는지를 보여주는 구체적 지표로 쓰입니다. 그러니 성적이 교사의 의견(feedback)으로 대체될 경우 어느 수준에 있는지 평가받던 방식을 그리워할 수도 있겠지요.”

덴마크 국립보건위원회(Sundhedsstyrelsen)에 따르면 19~24세 덴마크 청년 중 여성은 40% 이상, 남성은 20% 이상이 많은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을 추진력으로 삼는 교육 제도에서 학생은 기대치를 충족해야 한다는 압력에 시달린다. 이는 학습 효율을 끌어내린다. 스트레스는 학습 효율을 넘어 사회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불안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두뇌뿐 아니라 신체가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는 까닭이다.

 

평가 중심 교육 개편하려는 덴마크 정계

덴마크 정계는 이미 교육 제도에서 평가 방식을 개편하려 나섰다. 이번 실험도 보수 연립정부와 여러 정당이 힘을 합친 결과다.

덴마크 고등교육과학부(Uddannelses- og Forskningsministeriet) 토미 아레르스(Tommy Ahlers) 장관은 2019년 1월 현존 7학점 평가 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신 덴마크 정부는 13등급 체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7학점 체제에서 만점인 7점은 13학점 체제에는 8~9점에 해당한다. 10~13점에 해당하는 더 높은 학점이 생기는 셈이다. 토미 아레르스 장관은 13학점 체제에서는 최고 학점을 받는 학생이 더 적기 때문에 학생들이 성적에 압박을 덜 느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덴마크에서도 성적을 완전히 없애는 일은 요원해 보인다. 원내정당 중 오직 연합당(Enhedslisten)만 교육 제도에서 학점을 완전히 없애는데 찬성했다. 자유당(Venstres)이나 사회민주당(Socialdemokratiet) 모두 성적이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기초 자료로 아직 유용하다고 동의했다.

EVA는 올 가을 성적 없는 고등학교 실험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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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계에서 일하다 행복의 비결을 찾고자 덴마크로 떠났습니다. 코펜하겐에서 1년 동안 살았습니다. 살다 보니 덴마크라는 나라가 지닌 매력을 시나브로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을 한국에도 전하고 싶어 NAKED DENMARK를 창업했습니다. 저널리즘을 떠받치는 먹고사니즘을 궁리합니다. 스타트업과 사회복지제도에 관심 많습니다. 쉽고 친절하게 쓰겠습니다. 이메일 andersen@nakeddenmark.com / 페이스북 fb.com/nuribit0 / 트위터 @nuri_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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