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인, 유럽서 코로나로 가장 타격 적었다

덴마크인이 유럽 12개국 중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대유행에 가장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European Council on Foreign Relations)는 9월1일 발표한 ‘유럽의 보이지 않는 격차: 코로나19는 유럽 정계를 어떻게 양분했나‘ 보고서에서 코로나 판데믹이 유럽에 미친 영향이 유로존 국채 위기나 난민 사태와 마찬가지로 유럽 사회를 분열시켰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남유럽과 동유럽이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느낀 반면, 북유럽과 서유럽은 비교적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간 격차도 뚜렷했다.

조사대상 유럽 12개국 가운데 덴마크는 코로나 사태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72%에 달했다. 2위인 독일보다 7%나 더 많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다. 12개국 평균은 54%였다.

덴마크인 중 경제적으로만 타격이 있었다는 응답자가 10%, 질병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응답자가 19%로 전반적으로 코로나19 사태에 피해를 호소하는 사람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인 지표는 다른 질문에서도 나타났다. 덴마크인은 12개국 중 가장 정부를 신뢰했다. 응답자 77%가 사회 봉쇄(락다운) 조치를 시행하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믿었다. 의심스럽다는 응답자는 11%뿐이었다. 북유럽 이웃인 스웨덴인도 76%가 정부를 믿는다고 답했다.

반면 폴란드에서는 정부를 불신하는 응답자가 더 많았다. 락다운이 정부가 무능함을 감추고 상황을 통제하는 척하는 시늉이라는 응답자는 27%, 정부가 국민의 생명에 더 큰 통제권을 쥐고 흔들려는 조치라고 비판한 응답자는 34%로 나타났다. 폴란드(47%)는 헝가리(48%)에 이어 코로나19 질병으로 타격을 입었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은 나라다.

코로나 위기는 무책임한 개인 탓 vs. 정부 무능 탓

조사 결과 유럽인은 코로나19 위기의 책임 소재를 두고 입장이 갈라졌다. 많은 사람이 무책임한 개인을 탓했으나,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이도 적지 않았다.

12개국에서 응답자 47%는 각 개인이 코로나 사태의 원인이라고 꼽았다. 34%는 방역 수칙과 권고 사항을 지키지 않은 개인이 잘못했다고 답했다. 10%는 해외 여행에서 귀국한 사람을, 3%는 외국인을 책임자로 가리켰다.

반면 43%는 공공기관과 정부가 코로나 사태를 야기했다고 여겼다. 16%는 대유행 와중에 중앙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의 초기 대응이 코로나 위기를 낳았다는 응답자도 13%에 달했다. 선진국이 백신을 비축하고 자국민을 먼저 접종시키는 ‘백신 국가주의’를 비판한 응답자와 초기 백신 확보에 미진했던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결정이 문제라고 한 응답자도 각각 5%씩 나왔다. 이 밖에 다국적 기업과 외국을 원인으로 지목한 응답자도 각 2%씩 있었다.

9%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응답했다.

덴마크인은 정부가 잘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유럽 사회가 분열된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답한 덴마크 응답자는 34%뿐이었다. 54%는 개인 탓이라고 여겼다. 12%는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고 답했다.

젊은 세대가 타격 호소

코로나19로 나타난 격차는 세대 사이에서도 발견됐다. 60세가 넘는 응답자 중 65%는 코로나 사태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으나, 30세 미만은 43%뿐이었다.

특히 젊은 세대가 경제적으로 더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60세가 넘는 응답자 중 코로나 사태에 경제적인 타격을 받았다는 이는 9%뿐이었다. 반면 30세 미만은 20%가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었다고 답했다.

정부가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는 동기를 의심하는 비율은 60세 넘는 응답자는 28%에 그쳤으나, 30세 미만은 43%에 달했다.

코로나로 불거진 사회 갈등이 유럽 정계 재편할 것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에서 자유가 크게 줄었다는 응답은 모든 조사 대상 국가에서 나타났다. 특히 독일(49%)과 오스트리아(42%)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느꼈다는 응답자가 절반 가까이로 많았다. 2년 전과 비교해서 일상의 자유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를 봤을 때도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하락폭이 컸다.

ECFR 디렉터 겸 공동설립자이자 이 보고서 공동저자인 마크 레오나르드(Mark Leonard)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오늘날 유럽은 대륙이 찢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라며 “유로존 부채 위기나 2015년 난민 사태에 버금 갈 정도로 극심한 분열이 나타난다”라고 말했다.

ECFR 연구진은 유럽 국가 사이에도 코로나 사태 이후 자유를 침해당했다고 느낀 정도가 크게 다르다며 이를 계기로 정치적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폴란드와 독일, 프랑스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정치 지형이 뒤바뀌는 신 포스트 코로나 정치(post-pandemic politics)가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CFR 연구진은 2021년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12개국에서 1만6267명의 표본을 상대로 조사를 실시했다. 각국에서 1천 명 이상 표본을 조사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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