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덴마크 망명한 이란 반체제 단체 회원 3명 ‘테러 찬동’ 혐의로 체포

덴마크로 망명해 활동하던 이란 분리주의 단체 회원 3명이 테러를 조장한 혐의로 덴마크 경찰에 체포됐다.
셸란중서부지방경찰청(Midt- og Vestsjællands Politi)은 알아흐와즈 해방 아랍투쟁운동(ASMLA) 관계자 3명을 일제히 체포했다고 11월7일 발표했다. 경찰과 덴마크 정보기관(PET)은 이들 중 9월 말 이란에서 발생한 테러 공격을 돕거나 치하한 사람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 병력은 이들이 거주하거나 업무를 봤던 링스테드시(Ringsted)에 주소지를 수색했다.
ASMLA 대변인 야코우브 알 토스타리(Yaqoub Al Tostari)는 <DR>과 테러 직후인 9월23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테러 공격이 ASMLA과 직접 연관이 있는지 거듭 질문 받았지만 연거푸 답변을 거부했다. 대신 그는 “이란 정권이 자국민을 상대로 테러와 범죄 행위를 저지른다”라며 “국민을 처형하고 구속해 억압하는 일이 생길 경우 우리한테는 사람들을 지킬 권리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또 테러 공격을 “적법한 목표”를 위한 행위라고 칭하며 정당화해 연관 가능성을 암시했다.
덴마크 경찰은 이번 작전으로 ASMLA 회원이 덴마크 영토에서 암살당하도록 방치하지는 않지만, 테러에 찬동하는 행위 역시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경찰은 ASMLA 회원 3명이 범죄 혐의를 받고 체포됐지만, 여전히 살해 위협을 받는 중이기에 집중 경호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링스테드시에는 앞으로도 많은 경찰 병력이 배치된다.
 

9월22일 이란 아흐바즈 테러로 불 붙은 갈등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개시일을 기념해 9월22일 이란 아흐바즈에서 열린 군사 퍼레이드 도중 이란군으로 위장한 남성 4명이 총격 사건을 벌여 최소 25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피해자 대다수는 민간인이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가 공격의 배후라고 자처하고 나섰지만, 이란은 이 사건의 배후로 ASMLA을 지목했다. 이란은 ASMLA를 테러 단체라고 부른다.
덴마크 경찰과 PET는 9월28일 덴마크 수도권이 속한 셸란섬을 왕래하는 모든 교통편을 전면 통제하고 대규모 수색 작전을 벌였다. ASMLA 지도자를 암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PET는 2018년 초부터 ASMLA 지도자를 보호하던 차였다. “PET가 수집한 정보에 따르면, 이란에서 유래한 실재적 위협”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10월21일 이란 출신 노르웨이인 1명이 덴마크에서 암살 작전을 지원하고 이란 정보기관을 위해 간첩 활동을 벌인 혐의로 노르웨이에서 체포됐다.
10월30일 덴마크 외무부는 이란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덴마크 영토에서 민간인을 암살하려고 시도했다고 이란 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했다. 또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손잡고 암살 미수 사건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란 정부는 덴마크가 제기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이란과 유럽의 관계가 개선되는 일에 훼방을 놓으려는 적국의 지속적인 방해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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