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외무부 장관 “이란, 덴마크서 반체제 인사 암살 작전 시도” 규탄

안데르스 사무엘센(Anders Samuelsen) 덴마크 외무부 장관이 10월30일 모르테자 모라디안(Morteza Moradian) 이란 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했다. 이란 정보기관이 덴마크 영토에서 반체제 인사를 암살하려 작전을 벌였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안데르스 사무엘센 장관은 “사태의 엄중함이 이루 말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코펜하겐 주재 이란 대사에게 명확하게 입장을 밝혔다”라고 말했다.
“덴마크 정보기관(PET) 국장이 오늘 발표한 바에 따르면, 덴마크 영토에서 이란 정보기관이 암살을 계획했다는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는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같은날 핀 안데르센(Finn Borch Andersen) PET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스웨덴, 노르웨이 정보기관과 합동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9월28일 덴마크 경찰이 코펜하겐 수도권이 있는 셸란섬(Sjælland)을 드나드는 교통편이 전면 통제하고 대규모 검거 작전을 벌였다. 이날 작전은 이란의 덴마크 소재 반체제 인사 암살 작전을 무마하려는 조치였다.
 

“이란, 분리주의 단체 지도자 암살 시도했다”

9월22일 이란 아흐바즈에서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개시일을 기념해 열린 군사 퍼레이드 도중 이란군으로 위장한 남성 4명이 총격 사건을 벌여 최소 25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피해자 대다수는 민간인이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뒤 극단주의 이슬람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가 공격의 배후라고 자처하고 나섰지만, 이란은 이 사건의 배후로 이란 분리주의 단체 알아흐와즈 해방 아랍투쟁운동(ASMLA)을 지목했다.
PET는 덴마크 링스테드시(Ringsted)에서 활동하는 ASMLA 지도자가 살해 협박을 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곤 경찰 병력을 동원해 경호를 시작했다. ASMLA 활동가 2명도 9월부터 경호를 받았다. 9월28일 대규모 작전에서 검거한 테러 미수 용의자한테는 ASMLA 지도자의 거주지를 감시하고 촬영한 자료가 발견됐다.
PET는 아직도 ASMLA 관계자가 위험에 시달린다며 이들이 거주하는 링스테드시에는 앞으로도 추가 안전 조치가 발효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핀 안데르센 국장은 10월21일 이란 출신 노르웨이 시민 1명을 암살작전을 도운 혐의로 체포해 덴마크로 인계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 대사와 만남에는 덴마크 외교부 정치국장이 참석해 덴마크 정부 입장을 대변했다. 덴마크 영토에서 암살 시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명백한 비난과 함께 후속 조치가 따라올 수 있음을 강조했다. 안데르스 사무엘센 장관은 덴마크가 이란의 암살 미수 사건을 국제 외교 문제로 격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뜻이 맞는 몇몇 국가와 이란 정보기관의 유럽 내 불법 행위를 규탄하는 방안을 면밀히 검토 중입니다.”
 

“유럽과 이란의 관계를 해치려는 음모”

바흐람 카세미(Bahram Qassemi)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덴마크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도리어 그 의도가 미심 쩍다고 항변했다. 미국의 2단계 제재가 시작되는 11월4일을 앞두고 덴마크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라는 여론을 조성하는 움직임이라는 주장이다.
EU, 중국, 러시아 등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최근 여론은 이란에 불리하게 흘러가는 형국이다. 프랑스는 지난 6월 파리 인근에서 야권 인사를 대상으로 벌어진 폭탄 테러의 배후가 이란 정보기관이라는 조사결과를 10월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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