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불법’ 덴마크서 45%가 대마초 피워봤다

대마(hash)는 덴마크에서 가장 흔한 불법 약물이다. 국립보건위원회(Sundhedsstyrelsen)가 2017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16~44세 덴마크인 가운데 44.8%가 1회 이상 대마초를 피워봤다. 오르후스대학교 마약연구센터(Center for Rusmiddelforskning) 조사에 따르면 매일 대마초를 피우는 덴마크인은 5만 명이었다. 이 중 1만7천 명은 25세 미만이었다. 대마초 관련 정신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07년 2162명에서 2016년 5250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DR>은 덴마크에서 대마초 실태를 취재한 다큐멘터리 시리즈 <Hash DK>를 8월13일 저녁 8시45분 방송했다. 대마초가 만연한 상황을 보여주고 마약을 유통하며 수백 만 달러를 버는 범죄 조직을 고발했다. 방송에 앞서 공개한 특집 기사에서는 대마초가 만연한 덴마크를 보여줬다.
거리에서 대마초 1그램(g)은 50~80크로네(8700~1만4천 원)에 판매된다. 가격은 종류에 따라 다르다. 덴마크에서 유통되는 대마초는 주로 모로코에서 들어온다. 하지만 최근 리비아와 발칸 반도 서부 지역이 새로운 대마초 공급지로 떠오른다는 보도가 나온다.
덴마크 경찰은 연간 평균 5톤(t)에 달하는 대마초를 압수한다. 지난해는 압수량이 6.5톤에 달했는데, 아마게르(Amager)에서 범죄 현장을 조사하던 중 대마초 2.5톤을 보관한 창고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보통 대마 밀수업자는 대마초를 적은 양으로 나눠 여러 곳에 나눠 보관한다. 2016년 덴마크에서 압수된 대마초는 3.8톤이었다.
 

대도시부터 지역 소도시까지 널리 퍼져

대마초가 가장 많이 압수된 곳은 당연하게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마초를 공공연히 사용하던 자치마을 크리스티아니아(Christiania)가 속한 코펜하겐 시내(København K)였다. 경찰은 2015~2016년 사이 크리스티아니아 내 푸셔 스트리트(Pusher Street) 인근에서만 4천 건 가까이 대마초를 압수했다. 다른 지역은 범접 못 할 압도적인 기록이다. 코펜하겐 남서부(København SV)에서도 1천 건 가까이 대마초를 압수했다.
대마초가 수도권에만 유행하는 것은 아니다. 외딴 지역에서도 대마초를 압수한 사례가 크게 늘었다. 덴마크 경찰청이 대마초를 100건 이상 압수한 지역을 우편번호로 공개했는데, 이 중에는 지역 소도시나 외딴 마을도 많다. 예를 들어 유틀란트 반도 북쪽 끝인 예루프(Jerup)는 인구 1000명 대비 대마초 압수 건수가 181건에 달했다. 크리스티아니아를 포함한 코펜하겐 시내보다 인구 대비 압수 건수는 2배로 많았다.
오후스대학교 마약연구센터 에스벤 호우고르(Esben Hougaard) 교수는 대마초가 덴마크에 널리 퍼진 이유가 일반 대중의 시각이 관대해졌기 때문이라고 <DR>과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한 가지 가설은 대마초가 보편적으로 용인된다는 겁니다. 평범한 사람도 피우는 물건이 된 거죠. 보편화 됐다는 건 대마초를 시도하는게 개인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대마초 압수건이 많은 지역에 대마초 소비가 활발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경찰이 그 지역에서 단속에 힘을 쏟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대마초 소지·재배·구매·판매 모두 불법

덴마크에서도 대마초는 불법이다. 소지, 재배, 구매, 판매 모두 불법이다. 덴마크 국회는 1960년 대마초 금지안을 채택한 국제연합(UN)을 따라 1961년 대마초 금지법을 시행했다.
1969년부터 2004년까지는 관대한 편이었다. 자기가 사용할 목적으로 불법 마약을 소지한 경우에는 경고만 받고 풀려났다. 하지만 2004년 국회는 무관용 원칙을 뼈대로 한 새 기본법을 제정하며 처벌 수위를 한층 강화했다. 그 뒤로 모든 불법 마약 소지자는 최소한 벌금형을 받는다. 자기 사용 목적이어도 마찬가지다. 벌금액은 적발 당시 소지한 마약이 얼마나 많은지와 마약 소지로 단속된 전력이 얼마나 많은지에 따라 다르다.
보통 10그램 미만 소량은 자기 소비 목적이라고 본다. 벌금은 최소 2천 크로네(35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미 여러 차례 단속됐다면 벌금은 1만 크로네(174만 원)까지 올라간다. 특별한 경우에는 벌금 없이 경고만 주고 훈방하기도 한다.
대마초를 거래했다면 관대한 처벌은 기대할 수 없다.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을 위험도 있다. 범죄 기록이 남는다. 외국인이면 강제송환될 수 있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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