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세계 최초로 에어비앤비에서 세금 자동 징수한다

에어비앤비에 올라온 덴마크 아파트 사진(에어비앤비 제공)

덴마크 정계와 에어비앤비(AirBnB)는 5월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에어비앤비에 집을 내놓은 임대인의 소득을 자동으로 덴마크 조세 당국에 신고하는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도입하는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덴마크 국회가 법안에 동의하는 절차가 남았지만, 이미 연립우파 정부와 사회민주당(Socialdemokratiet), 덴마크인민당(Dansk Folkeparti), 급진자유당(Radikale) 등 과반수가 동의한 상태라 국회는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법안을 승인하면 덴마크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 플랫폼 업체에서 서비스 제공자의 소득을 자동으로 신고받는 세계 첫 국가가 된다.

공유경제, 제도권 안으로

덴마크 정부는 공유경제 활성화를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흐름으로 인정하고, 공유경제를 제도권 안으로 포섭하는 방안을 강구했다. 2017년 10월 조세부(Skatteministeriet), 산업부(Erhervsministeriet), 교통건축주거부(Transport Bygnings og Boligministeriet) 등 3개 부처가 합동으로 22개조 공유경제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에어비앤비 같은 부동산 단기 임대 플랫폼 사업체가 국세청(SKAT)에 자동으로 임대인의 소득을 신고하는 디지털 세금 신고 솔루션을 덴마크 정부가 개발해 플랫폼 업체에 보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에어비앤비 임대인은 임대사업자 아니야”

덴마크 정부는 덴마크인이 공유경제 서비스를 이용해 소득을 얻으면서 세금을 신고하도록 유도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소득을 신고하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고, 신고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제약을 줘 자연스레 공유경제를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심산이다.

덴마크 정부가 내놓은 법안에 따르면 국세청에 세금을 신고하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이용하는 덴마크인은 1년 중 70일까지 집을 임대하고 소득을 얻을 수 있다. 여름 별장을 임대하면 연간 4만 크로네(686만 원), 아파트나 주택을 임대하면 2만8천 크로네(480만 원)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만일 세금을 신고하지 않는 공유경제 플랫폼을 이용하면 연간 임대 허용 기간은 30일로 짧아진다. 면세 임대소득 상한액도 1만1천 크로네(189만 원)로 줄어든다.

공유경제 소득 면세 상한액 (덴마크 조세부 제공)

공유경제 소득 면세 상한액 (덴마크 조세부 제공)

카르스텐 라우리첸(Karsten Lauritzen) 조세부 장관은 공유경제 임대 서비스에 집을 빌려주는 것은 집을 장기간 비우는 휴가 기간에 할 일이지 본격적인 임대 사업은 아니라고 선 그었다.

“(에어비앤비 임대가) 전문적인 사업이 되면 안 됩니다. 지금 주택 시장에서 임대사업자인양 활동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이런 일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덴마크, 세계 최초로 공유경제 업체에 자동 세금 징수

패트릭 제임스 로빈손(Patrick James Robinson) 에어비앤비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 공공정책 디렉터는 “덴마크는 강력한 복지 사회이고 덴마크인은 새로운 것에 열려있다”라며 “에어비앤비가 자동 세금 신고 시스템을 개시하기에 덴마크가 맞춤인 장소”라고 평했다.

“최근 몇 년 간 유럽과 전 세계 여러 정부와 갖은 논의를 벌였지만, 덴마크 정부와 합의는 유일무이합니다. 규제와 소득세라는 두 토끼를 합리적으로 고려했지요.”

카르스텐 라우리첸 조세부 장관은 이번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덴마크가 공유경제 업체에 자동으로 세금을 징수하는 세계 첫 국가가 된다고 말했다.

“(플랫폼 사업자가 사용자 소득을 자동으로 조세당국에 신고하게끔 만들면) 덴마크는 공유경제를 육성하면서도 세금을 제대로 징수할 수 있습니다.”

덴마크인 1년 중 23일 방 내놓고 237만 원 벌어

미국에서 2008년 창업한 에어비앤비는 세계 80개국 300여 개 도시에서 집을 빌려주는 공급자와 단기 숙소가 필요한 사용자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2017년 에어비앤비에서 덴마크 숙소를 구한 사용자는 90만 명이었다. 이 가운데 51만 명은 코펜하겐에 머물었다. 2016년 덴마크 에어비앤비 임차인은 73만2천 명이었다.

에어비앤비에 집을 내놓은 덴마크인 지난해 1년 평균 23일 동안 집을 빌려주고, 1만3800크로네(237만 원)를 벌었다.

덴마크에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공유경제 플랫폼 사업자는 에어비앤비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청소부 연결 플랫폼 힐퍼(Hilfr)가 덴마크 최대 노동조합 3F와 단체협약을 맺고, 플랫폼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청소부에게 일반 노동자에 준하는 복지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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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계에서 일하다 행복의 비결을 찾고자 덴마크로 떠났습니다. 코펜하겐에서 1년 동안 살았습니다. 살다 보니 덴마크라는 나라가 지닌 매력을 시나브로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을 한국에도 전하고 싶어 NAKED DENMARK를 창업했습니다. 저널리즘을 떠받치는 먹고사니즘을 궁리합니다. 스타트업과 사회복지제도에 관심 많습니다. 쉽고 친절하게 쓰겠습니다. 이메일 andersen@nakeddenmark.com / 페이스북 fb.com/nuribit0 / 트위터 @nuri_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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