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삼쇠섬, 내년부터 비닐봉투 안 쓴다

덴마크 삼쇠(Samsø)섬에서 슈퍼마켓에 갈 때는 장바구니를 챙겨가는 편이 좋겠다. 삼쇠 주민이 내년부터 비닐봉투를 쓰지 말자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DR>이 12월10일 보도한 소식이다.
삼쇠섬 지방정부는 2018년 2월부터 섬내 모든 상점에서 비닐봉투를 없앤다. 삼쇠섬 공무원이자 프로젝트 리더인 구나르 미켈센(Gunnar Mikkelsen)은 <DR>과 인터뷰에서 “유통 부문 전체에서 비닐봉투를 없애고 싶다”라고 말했다.
비닐봉투 퇴출 프로젝트는 삼쇠섬 주민이 발의했다. 비닐봉투는 삼쇠섬 쓰레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덴마크인 1명이 소비하는 비닐봉투는 1년 평균 80장이다. 섬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삼쇠 주민은 비닐봉투를 없애는 길을 택했다.
“삼쇠섬에서 나온 모든 쓰레기는 섬에 남습니다. 유일한 교통수단은 페리선 뿐입니다. 원칙적으로 우리가 쓰레기를 만들면 그 쓰레기는 섬에 잔존합니다” 구나르 미켈센이 말했다.
비닐봉투는 유기농 면 가방으로 대체한다. 가방은 재활용할 수 있다. 만일 슈퍼마켓에 들르며 장바구니를 깜빡하고 챙기지 않았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슈퍼마켓에서 유기농 장바구니를 구매하면 된다. 자꾸 장바구니 챙기기를 잊어 집에 재활용 장바구니가 쌓여있다면 가까운 상점에 반납할 수 있다.
삼쇠섬이 처음으로 비닐봉투를 퇴출한 덴마크 섬은 아니다. 묀(Møn
)섬 주민은 올 8월 ‘비닐봉투 사양해요'(Plastik Nej Tak∙Plastic No Thanks) 캠페인을 벌여 11개 지역 상점에서 비닐봉투 대신 옥수수로 만든 유기농 장바구니를 쓰도록 했다.

“면 가방도 환경오염 유발해”

환경보호단체는 비닐봉투 대신 면 가방을 사용하는 일이 효용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덴마크 자연보전협회(Danmarks Naturfredningsforening) 환경정책 자문위원 시네 베우세 파우에르뷔(Sine Beuse Fauerby)는 “대량생산되는 면 가방도 환경 문제를 야기한다”라며 “덴마크 환경보존청(Miljøstyrelsen)과 비닐봉투를 대신할 가장 좋은 대안을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삼쇠섬은 덴마크 카테가트 해협에 위치한 섬이다. 유틀란드 반도에서 동쪽으로 15㎞ 떨어진 면적 114㎢ 삼쇠섬에는 3724명이 산다.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중간에 있어 바이킹 시대에는 만남의 장으로 쓰였다.
삼쇠섬은 지속가능한 섬으로도 유명하다. 덴마크 정부가 1997년 실시한 경쟁 입찰에 당선돼 재생에너지 시범 지역이 됐다. 2030년까지 화석 연료 사용을 전면 중단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덴마크가 국가 단위로 잡은 시기보다 20년 빠른 것이다. 지금 삼쇠섬은 모든 전력을 풍력과 바이오매스(biomass) 발전으로 충당한다.

유럽은 이미 비닐봉투 퇴출에 발벗고 나섰다. 유럽 공원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중 70%가 비닐봉투이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2017년 7월부터 슈퍼마켓에서 비닐봉투 배포하지 못하게 막았다.
유럽인은 1년에 비닐봉투 1000억 장을 쓴다. 2010년 비닐봉투 80억 장이 자연으로 흘러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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