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S “모든 국제 노선 코펜하겐·헬싱키로 옮길 것”

스웨덴 스톡홀름을 기점 공항으로 운영하는 스칸디나이바항공(SAS)이 모든 국제 노선을 덴마크 코펜하겐이나 핀란드 헬싱키로 옮기겠다고 공언했다. 스웨덴 정부가 모든 항공 운항건에 세금을 물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코펜하겐포스트>가 2월28일 보도한 소식이다.
스웨덴 정부는 2018년 1월1일부터 항공세(aviation tax·flygskatt)를 물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016년 11월30일 발표했다. 항공 교통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다.
항공세는 모든 항공 운항건에 매기는 직접세다. 스웨덴 정부는 운행 거리가 길 수록 더 많은 세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유럽을 오가는 비행에는 80스웨덴크로나(1만 원), 유럽 밖에서 오는 비행건에는 270크로나(3만4천 원), 장거리 대륙간 운행건에는 430크로나(5만4천 원)를 비행세로 물린다. 매년 17억5천만 크로나(2185억 원) 정도가 항공세로 걷힐 것이라고 스웨덴 정부는 예상했다.
단건으로 보면 그리 많지 않은 금액으로 보일지 몰라도 경쟁이 치열한 유럽 항공사 입장에서는 큰 위협으로 보인다. SAS는 스웨덴 정부가 도입하려는항공세가 매년 SAS의 대륙간 노선에서만 3500만크로나(32억7천만 원)를 걷어갈 것이라며 “스웨덴 정부가 환경오염에 대처하려면 유해한 세금을 늘릴 게 아니라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27일 보도자료를 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코펜하겐포스트>에 따르면 SAS는항공세를 도입할 경우 “노선을 스톡홀름에서 코펜하겐과 헬싱키로 옮길 것”이라고 스웨덴 정부에 공식적으로 경고했다. 또 “우선 스웨덴 정부가 무척 높은 세금을 물리겠다고 한 대륙간 장거리 노선부터 이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항공세 때문에 스웨덴 국내 노선 운행을 중단해야 할 지도 모른다고도 말했다.
SAS는 스웨덴 정부가 항공세를 도입할 경우 중동 국적 항공사가 스칸디나비아 항공 시장을 장악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다른 항공사보다 자금력이 풍부한 중동 국적 항공사가 항공세를 감수하고도 계속 북유럽 노선을 운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톡홀름 공항에서 연료를 채우는 SAS 항공기 (SAS 제공)
스톡홀름 공항에서 연료를 채우는 SAS 항공기 (SAS 제공)

SAS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3개국 항공사가 모인 연합 상공사다. 원래 스웨덴 국영 항공사였으나, 1946년 8월1일 덴마크와 노르웨이 국영 항공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합류하고, 1951년 다른 항공사가 모여 SAS가 됐다. 설립 당시 민간 투자자와 3개국 정부가 각각 50%씩 지분을 나눠가졌다. 스타 얼라이언스 초기 회원사이기도 하다.

[3월2일 추가] Naked Denmark 취재진이 SAS 덴마크 지사에 한국 직항 노선 개설 여부를 문의했으나 “항공세 이슈는 알지만 아직 노선 이전에 관해 결정된 사항이 없어 모른다”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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