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이민자, 덴마크 복지 재정에 기여한다

고학력 이민자, 덴마크 복지 재정에 기여한다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가 덴마크 재정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싱크탱크 DEA는 덴마크 정경련(Dansk Industri)를 대신해 수행한 연구 결과를 11월15일 발표했다. 덴마크도 여느 선진국처럼 저성장으로 신음하는 중이다. 경제성장률은 정체 중인데 노령화와 저출산으로 노동인구는 갈수록 줄어든다. 조만간 덴마크 기업이 노동력 부족으로 고통받으리라는 전망이 당연하게 들릴 정도다.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외국에서 노동력을 수혈받는 길 뿐이다. 문제는 덴마크가 고비용 고복지 사회라는 점이다. 보수정당은 외국인이 덴마크에서 과도하게 많은 복지 혜택을 받으면서도 국가 재정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는다고 비판해 왔다. 반면 진보정당과 외국인 공동체는 외국에서 온 고학력 노동자가 높은 소득세를 기꺼이 내며 덴마크 재정에 적잖이 기여한다고 반박했다.

DEA는 외국인 노동자를 둘러싼 찬반 논란의 진면모를 파악하고자 ‘비용-편익’ 분석을 실시했다. 연구 주제를 거칠게 요약하면 이렇다. “학사 이상 고학력 외국인 노동자가 덴마크로 이주해 일할 경우 복지혜택을 받으며 가져가는 돈이 많은지, 세금으로 내는 돈이 많은지 비교해보자.”

덴마크 돈 (사진: 안상욱)

덴마크 돈 (사진: 안상욱)

결론은 앞서 밝힌 대로다. 고학력 이주민과 가족이 덴마크 재정에 매우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출신 지역이 서방국가든 아니든 마찬가지였다. 이유는 간단하다. 고학력 이주민이 높은 세율을 감내하며 많은 소득세를 내는 반면 본인과 배우자가 덴마크 복지망에서 입는 혜택은 적었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 2003년부터 2013년 1월까지 덴마크에 일하러 온 이민자 가운데 고학력 숙련 노동자로 분류된 이는 7천500명이었다. 4분의3은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 출신이었다. 비서방국 출신은 4분의 1 정도였다.
  • 전형적인 고학력 이민자는 20대 후반 미혼 남성이다. 서방국 중에서는 독일 출신이 가장 많았다. 서방국 출신 고학력 이민자 가운데 5분의1이 독일에서 왔다. 비서방국 이민자는 중국과 인도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두 나라 출신은 비서방국 출신 가운데 40%를 차지한다.
  •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고학력 이민자는 평균적으로 덴마크에 5.5년 거주하며 매년 13만크로네(2180만원)가 넘는 세금을 덴마크에 냈다. 평균 거주기간 동안 내는 세금을 모두 합치면 72만크로네(1억2070만원)다. 가족을 동반한 이민자는 더 많은 세금을 냈다. 1년에 22만크로네(3700만원)를 세금으로 내며 평균 10년을 살았다. 덴마크에 사는 동안 내는 세금은 220만크로네(3억7000만원)에 달한다.
  • 고학력 이민자는 가족 동반 유무나 인종에 관계 없이 덴마크 공공 재정에 긍정적으로 기여했다. 독신 이민자가 낸 세금 총액은 서방국 출신과 비서방국 출신 모두 비슷했다. 가족을 동반할 경우에는 달랐다. 가족과 함께 덴마크에 온 서방국 출신 이민자가 내는 세금이 비서방국 가족 이민자보다 훨씬 많았다. 이유는 다양하겠으나, 부분적으로는 덴마크에 함께 온 배우자도 일을 해 당국에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 가족을 동반한 고학력 이민자는 일반적으로 독신 이민자보다 덴마크에 더 오랜 기간 거주했다. 이는 배우자 역시 일을 했기 때문이다. 가족을 동반한 고학력 이민자 중 배우자도 덴마크에 도착한 뒤 일자리를 얻은 경우에는 81%가 5년 뒤에도 덴마크에 살았다. 배우자가 취직하지 않은 경우에는 5년 뒤에 덴마크에 사는 비율이 68%로 떨어졌다.
  • 덴마크는 연구개발 분야에서 일하는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다른 분야보다 낮게 적용한다. 하지만 연구개발 분야에 취직해 덴마크에 온 고학력 이민자는 더 많은 소득을 얻기 때문에 다른 분야 만큼 세금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가족을 동반하지 않은 연구분야 이민자는 덴마크에 평균 3.5년 거주하며 1년에 22만5천크로네(3800만원)를 세금으로 냈다. 거주기간 동안 낸 세금 총액은 78만크로네(1억3070만원)였다.

이 보고서 원문은 DEA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다. 덴마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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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계에서 일하다 행복의 비결을 찾고자 덴마크로 떠났습니다. 코펜하겐에서 1년 동안 살았습니다. 살다 보니 덴마크라는 나라가 지닌 매력을 시나브로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을 한국에도 전하고 싶어 NAKED DENMARK를 창업했습니다. 저널리즘을 떠받치는 먹고사니즘을 궁리합니다. 스타트업과 사회복지제도에 관심 많습니다. 쉽고 친절하게 쓰겠습니다. 이메일 andersen@nakeddenmark.com / 페이스북 fb.com/nuribit0 / 트위터 @nuri_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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