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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의 영화관] 행복한 공동체로 가는 길 ‘더 코뮨’

[민희의 영화관] 행복한 공동체로 가는 길 '더 코뮨'

여주인공 안나가 집을 나떠난다. 저녁을 준비하는 친구들은 안나에게 가벼운 작별 인사를 건네고는 평소처럼 저녁 식탁에 둘러 앉아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안나의 남편 에릭은 떠나는 안나의 뒷모습을 보고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친구들은 에릭을 위로한다. 안나의 뒷모습은 친구에게 둘려싸여 위로받는 에릭과 대비돼 한층 외로워 보인다.

사건의 발단은 집이었다. 평온한 가정을 꾸리던 안나와 에릭 부부가 대저택을 상속받는다. 저택은 한 가족이 살기에 너무 컸다. 부부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그렇게 부부는 친구들과 함께 공동체(commune) 생활을 시작한다. 함께 시내 거리를 걷고 휴가를 즐기는 그들을 보니 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행복이라는 단어가 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의 한 장면

<더 코뮨 (The Commune)>의 한 장면 출처 : 다음(Daum) 영화

어느 날 에릭은 자기가 바람을 피고 있다고 안나에게 고백한다. 안나는 이 사실을 알고도 에릭과 같이 살기로 결정한다. 심지어 외도 대상인 젊은 여성을 공동체에 데려오라고 에릭에게 제안한다. 안나는 너무나 쿨했다. 너무나.

하지만 위태로운 행복은 곧 무너져내렸다. 안나는 스트레스 때문에 일에 집중하지 못해 큰 실수를 저지르고 직장에서 해고 당한다. 안나의 얼굴에 ‘불행’이 묻어났다. 일하는 와중에도 독한 술을 마시고, 손에는 늘 담배를 들고 있다. 같이 사는 친구들은 서서히 안나가 버거워진다. 공동체는 결국은 애초에 이들을 한 데 모았던 안나를 쫓아내기로 합의한다.

무엇이 안나를 불행으로 몰고 갔을까? 바람 핀 남편일까. 오히려 항상 행복해야 한다는 안나의 ‘행복 강박증’은 아니었을까. 남편이 바람 피운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안나는 여느 막장 드라마처럼 남편과 싸우지 않는다. 남의 일처럼 차분하게 대응한다. 안나는 남편과 자신이 모두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쿨(?)하게 그를 보내주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사람이라는 감정은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다. 행복해지려 덮어 뒀던 감정은 안나를 천천히 갉아먹었다. 행복지려던 노력은 오히려 그를 불행으로 몰아넣었다.

안나와 에릭 부부가 만든 공동체는 작은 사회처럼 보인다. 모두가 행복하게 살자고 만든 공동체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을 환영하지 않는다. 렌트비 낼 돈조차 없는 이민자 알론은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어도 불행 속에 몸서리치는 안나는 배척할 따름이다.

이것이 유일한 해결책이었을까. 불행한 사람을 없애며 공동체는 겉으로는 행복을 되찾은 듯 보인다. 그러나 공동체가 이 갈등을 밑거름 삼아 내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모든 사람이 행복해지려먼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진정으로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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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덴마크와 한국을 연결하고 싶은 예비 영화인입니다. 이메일 minheekim020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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