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미니피겨의 아버지’ 옌스 크누센 78세 일기로 사망

레고(LEGO)를 상징하는 노란 집게손 사람 모형 미니피겨(minifigure)를 고안한 전직 레고 최고 디자이너 옌스 크누센(Jens Nygaard Knudsen)이 2월19일 7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옌스 크누센은 1968년부터 2000년까지 레고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신문에서 모델 빌더를 찾는다는 구인공고를 보고 레고 그룹에 입사했다. 레고 타운(LEGO Town) 시리즈에 들어갈 수백 가지 차를 온갖 색상으로 조립하며 레고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시작했다.

1970년대 옌스는 블록 장난감 레고에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는 방법을 찾는데 몰두했다. 50개가 넘는 콘셉트를 고안했는데, 그 중 등변사다리꼴 몸통에 원통형 머리와 각각 움직이는 팔 다리를 단 현재의 미니피겨의 모델이 나왔다. 옌스를 비롯한 레고 디자이너 팀은 특정 인종만 대표하거나 배재하지 않도록 미니피겨 피부를 샛노란색으로 칠하기로 결정했다. 또 갖고 노는 이가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를 남겨 두려 얼굴에는 옅은 미소만 그려 넣었다.

레고 그룹은 옌스가 만든 미니피겨를 1978년 특허 등록하고 양산하기 시작했다. 지난 42년 동안 80억 명이 넘는 미니피겨가 태어났지만, 지금까지도 여전히 옌스 크누센이 고안한 모습 그대로다.

초창기 우주 시리즈에 들어간 레고 미니피겨 (레고 그룹 제공)

레고 성장에 숨은 공신

1970년대에는 레고 세트 디자이너가 많지 않았기에 옌스는 다양한 세트를 고안하는데 참여했다. 동료 벤트 안데르센(Bent Irving Andersen)과 손잡고 초기 전동 기차 시스템을 개발했다. 레고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우주 테마(LEGO Space theme) 시리즈도 옌스가 만들었다.

레고 그룹은 최초로 내놓은 우주를 주제로 삼은 조립식 장난감을 1978년 후반 출시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계획보다 미국 출시를 6개월 앞당길 정도였다. 이듬해에는 세계 최대 장난감 전시회인 뉘른베르크 토이 페어(Nuremberg Toy Fair)에서 올해 유럽 최고 장난감(European Toy of the Year 1979)으로 선정됐다. 우주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둔 덕분에 레고는 1979년 생산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며 성장가도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 공으로 옌스 크누센은 최고 디자이너 자리에 올라 2000년 은퇴할 때까지 레고 세트 디자인을 총괄 지휘했다.

레고 그룹 성장세에 기름을 끼얹은 우주 테마 시리즈를 앞에 둔 옌스 크누센 (레고 그룹 제공)

<AFP> 통신사에 따르면, 옌스 크누센은 2020년 2월19일 덴마크 서부 해안가 작은 마을 흐비데 산데(Hvide Sande) 소재 안케르 피오르(Anker Fjord) 호스피스 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루게릭 병(amyotrophic lateral sclerosis)을 앓았다. 아내 마리안네 크누센(Marianne Nygaard Knudsen)은 와 인터뷰에서 남편이 번뜩이는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사람이었어요. 집에는 삶이 있어야 한다며 미니피겨를 만들었죠. 레고 하우스가 텅 비어 있던 당시에 옌스가 이 (레고) 인간을 그려 넣었어요.”

추모 물결 일어

미니피겨의 아버지가 숨졌다는 소식이 퍼지자 온라인에는 추모 물결이 일었다. 레고 그룹은 공식 트위터에 옌스 크누센과 그가 만든 미니피겨 사진을 게시하고 추모 메시지를 덧붙였다.

“레고 미니피겨의 창조자 옌스 뉘고르 크누센이 숨졌다는 소식을 들어 우리는 무척 슬픕니다. 옌스 당신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나눠줘 고마워요. 레고 빌더 수 세대에 영감을 줘서 고마워요.”

레고 무비를 만든 레고 디자인 부문 부회장 매튜 아쇼톤(Matthew Ashoton)과 레고 디자이너 존 스태퍼드(John Stafford) 등 옌스 크누센을 기억하는 동료도 트위터에 추모 글을 올렸다.

전 세계에서 레고 마니아의 추모도 잇따랐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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