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덴마크인은 ‘바이킹 빙의’ 사실 아니야…95%는 법규 준수

항간에 덴마크인은 평소에는 온순하지만, 자전거만 타면 ‘바이킹 시절로 돌아간다’는 말이 있다. 코펜하겐에서 출퇴근 시간에 자전거를 타 본 사람이면 고개를 끄덕일 테다. 모두가 마치 경주하듯 페달을 밟아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자전거를 탄 바이킹의 후손이 악명 만큼 난폭하지는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교통건설주택부 산하 도로청(Vejdirektoratet)은 ‘신호 적용 교차로에서 자전거 운전자 행태’(Cyklisters adfærd i signalregulerede kryds) 조사 결과를 인용해 신호를 위반하는 자전거 운전자는 전체 5%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5월9일 발표했다.
도로청은 코펜하겐과 오르후스, 오덴세 등 덴마크 주요 대도시를 비롯해 로스킬데(Roskilde), 네스트베드(Næstved), 란데르스(Randers), 베일레(Vejle), 헤르닝(Herning) 등 8개 도시 교차로 48곳에서 한 교차로에서 48시간 동안 자전거 운전자가 신호를 지키는지 관찰했다. 교차로는 규모에 따라 대-중-소로 나눠 도시마다 고루 선정했다.
 

자전거 운전자 중 95%는 교통 법규 준수

조사 기간 중 교차로를 지난 자전거 운전자 2만8579명 중 신호를 위반한 사람은 4.9%인 1404명이었다. 교통법을 중복으로 위반한 운전자도 있어 법 위반 건은 1649건으로 집계됐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한 유형은 크게 9가지였다. 이 중 34.5%는 빨간불에서 우회전을 한 것이다. 덴마크는 2016년 9월부터 ‘빨간불에 우회전'(Højresving for rødt・right turn for red) 표지판이 붙은 교차로에서만 정지 신호에 자전거가 우회전하도록 허용했으나, 아직 모든 교차로에서 정지 신호 우회전이 허용되는 건 아니다. 이 밖에 보도에서 자전거를 탄 경우가 16.9%, 좌회전 하려고 보행자 횡단보도로 주행한 경우가 12.4%였다. 정지 신호를 무시하고 주행한 경우는 전체 위반 사례 중 8.1% 뿐이었다.
통행량이 많은 대도시에서는 법규를 더 엄격하게 지키는 반면, 통행량이 적은 작은 교차로에서는 신호를 위반하는 경우가 비교적 잦았다.
마리안네 스테펜센(Marianne Foldberg Steffensen) 도로청장은 행태 조사 결과가 도로를 더 안전하게 만드는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자전거 운전자가 교통 법규를 더 잘 지키게 만드는 게 능사가 아님을 보여줍니다. 교통 신호등을 어떻게 설치하는지가 핵심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는 것과 무관하게 말입니다.”
 

참고자료

Cyklisters adfærd i signalregulerede kryds, 2019년 3월1일, 덴마크 도로청 (덴마크어 PDF)
[도표] Cyklisters adfærd i signalregulerede kryds, 덴마크 도로청 (덴마크어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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