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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중고생, ‘학교 선거’에서 다음 총리 뽑으며 민주주의 공부한다

덴마크 민주주의 교육 과정 학교 선거(skolevalg)에 참가한 학생이 미래 유권자로서 국회를 구성할 정당에 투표하는 모습(학교 선거 제공, Tobias Markussen 촬영)

오는 1월31일 덴마크 전역에서 8~10학년 학생이 차세대 덴마크 지도자 자리를 두고 투표한다. 덴마크 국회와 정부가 주도하는 민주주의 교육 사업 ‘학교 선거’의 일환이다.

학교 선거(skolevalg)란 덴마크 국회와 교육부가 주최하고 덴마크 청소년총연합회(Dansk Ungdoms Fællesråd∙DUF)가 주관하는 민주주의 교육 과정이다. 선거연령인 18세를 수 년 앞둔 14~17세 학생(8~10학년)에게 성인이 총선거에 표를 던지듯 투표할 기회를 줘 예비 유권자로서 정치 효용감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Lars Løkke Rasmussen) 덴마크 총리는 1월13일 2019년 학교 선거가 시작됨을 알리며 응원을 전했다.

“앞으로 3주 동안 800개 학교에서 학생 8만 명이 자기 입장을 주장하고,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상대방의 입장에 귀기울일 겁니다. 이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덴마크가 귀히 여기는, 많은 나라가 아직도 갈구하는 민주주의가 바로 이것이기 때문이죠. 우리는 하루하루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도록 다짐해야 합니다. 앞으로 여러분의 선택을 옆에서 기대하며 지켜보겠습니다. 어떤 정당이 덴마크의 미래를 짊어지게 될지도 지켜보겠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학교 선거에서 훌륭한 선택을 하시길 바랍니다.”

학교 선거는 지난 총선을 치렀던 2015년부터 매 2년마다 1월에 실시했다. 의무 과정은 아니기에 모든 학교가 학교 선거 프로젝트에 합류하진 않는다. 2019년 학교 선거(Skolevalg 2019)에는 769개 학교가 참가 의사를 밝혔다. 여기서 학생 7만8502명이 라스무센 총리의 뒤를 이을 지도자를 자가 손으로 뽑아볼 기회를 얻는다.

먼저 3주 동안 민주주의 교육 과정을 이수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덴마크 교육자원센터(Center for Undervisningsmidler i Danmark) 소속 사회과학 전문가와 교육부가 개발했다.

올해 1월13일부터 시작한 1주차에 학생은 24개 쟁점을 찾아 그 중 쟁점으로 삼을 3개 주제를 선정한다. 2주차에는 최소한 1개 주요 쟁점과 가능한 쟁점 1개를 선정해 선거 캠페인을 벌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활동하며 해당 쟁점을 알리고, 여론을 끌어모은다. 3주차까지 정당 역시 핵심 쟁점 3개를 선정하고, 학교 선거에 핵심 의제를 만든다. 학생들은 각 정당이 내놓은 의제가 자기 의견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고 투표할 정당을 고른다. 대다수 학교는 정당 청년부를 초청해 토론회를 연다. 그리고 1월31일 총선과 마찬가지로 덴마크 학생은 총선에 입후보할 자격을 갖춘 정당에 표를 던진다.

학교 선거 결과는 선거 당일 저녁 덴마크 국회에서 발표한다. 이 과정은 국영방송이 방송한다. 학교 선거 결과는 실제 총선과 무관하다. 하지만 학생들의 관점이 어른의 여론을 반영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학교 선거에서는 2번 모두 보수 진영이 이겼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총선에서 자유당(Venstre)을 위시한 보수 진영은 55.3%를 득표하며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학교 선거 교육과정에 참여한 학교는 선거관리인(electoral officer)과 참관인(election controller)을 선정해 선거 과정을 지원해야 한다. 선거관리인은 투표장을 설치하고 유권자인 학생 명부를 정리하고 교사를 활용해 선거 전 과정이 무리 없이 진행되도록 지원한다. 보통 교장이 맡는다. 참관인은 학생위원회와 득표를 집계하고 학교 선거 웹사이트에 선거 결과를 고지한다. 보통 학교에 사회과학 교사가 맡는다.

피아 키에르스고르(Pia Kjærsgaard) 국회의장은 학교 선거 프로그램 시작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너무 많은 청소년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젊은이야 말로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미래에 사회를 이끌 사람이 바로 그들이니까요.”

선거를 연구하는 카스페르 한센(Kasper Møller Hansen) 코펜하겐대학교 정치과학부 교수는 청소년이 유권자가 되기 전부터 스스로를 정치 주권자로 인식하게끔 일깨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DR>과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학교 선거는 투표를 신화에서 벗어나게 합니다. 학생들을 투표에 익숙하게 만들고, 선거에 참여하는데 대단한 지식이나 태도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주죠.”

학교 선거 프로젝트 매니저 크리스티안 렌츠(Christian Juul Lentz) 역시 학교 선거의 교육적 효용성을 역설했다.

“투표는 사회적 행위라는 걸 우리는 압니다. 여러분이 공동체에 더 긴밀히 연결돼 있다면, 투표하러 나설 가능성도 커지겠지요. 총선거나 학교 선거 모두 마찬가지로요.”

덴마크는 2019년 6월17일 전에 총선을 치른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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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계에서 일하다 행복의 비결을 찾고자 덴마크로 떠났습니다. 코펜하겐에서 1년 동안 살았습니다. 살다 보니 덴마크라는 나라가 지닌 매력을 시나브로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을 한국에도 전하고 싶어 NAKED DENMARK를 창업했습니다. 저널리즘을 떠받치는 먹고사니즘을 궁리합니다. 스타트업과 사회복지제도에 관심 많습니다. 쉽고 친절하게 쓰겠습니다. 이메일 andersen@nakeddenmark.com / 페이스북 fb.com/nuribit0 / 트위터 @nuri_bit

Comments

  1. […] 청소년은 연립여당 쪽에 표를 모았다. 1월31일 열린 모의 총선거 일명 ‘학교 선거‘에 참여한 덴마크 학교 769곳에서 8~10학년 학생 8만 명 중 6만3천여 명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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