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탈퇴한 반조폭 운동가, 총 맞고 숨져

전 조직폭력배 두목 출신 조폭 반대 사회운동가 네딤 야사르(Nedim Yasar) (Nicolai Tobias 촬영, 베를링스케 재인용)

전직 조직폭력배 두목이었던 반조폭 방송인 네딤 야사르(Nedim Yasar)가 총에 맞아 숨졌다. 조폭 생활을 담은 자서전을 출판하고 기념회를 연 11월19일 밤이었다.

 

손 씻은 전 조폭 두목, 조폭 반대 방송인 돼

네딤 야사르는 로스 게레로스(Los Guerreros)라는 조직폭력단체에 몸 담고 한때 두목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로스 게레로스는 코펜하겐 서해안 지역을 거점으로 삼은 반디도스(Bandidos)의 하위 조직이다.

그는 2012년 조폭을 떠나 경찰 교화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이 때부터 라디오 방송국 <Radio 24syv>에서 조폭 반대 프로그램 폴리티라디오(Politiradio)을 진행했다. 기자겸 작가 마리에 토크스비(Marie Louise Toksvig)와 그는 청취자에게 덴마크의 어두운 세계를 알렸다. 이때 인연으로 마리에 토크스비는 네딤 야사르와 조직폭력배 생활을 기록한 새 책을 집필했다.

https://twitter.com/NedimYasar123/status/1058013254088306689

라디오 방송과 더불어 네딤 야사르는 조폭 반대 운동에도 적극 힘 보탰다. 토론이나 방송에서 자기 경험을 기꺼이 나눴다. <DR> 사법 담당기자 루이제 달스고르(Louise Dalsgaard)는 네임 야사르가 신분을 세탁하고 물밑으로 잠적하거나, 아예 덴마크를 떠나는 보통 탈퇴 조직원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목숨 걸고 청소년 교화에 나서

조직폭력배가 전직 두목으로서 공공연히 조폭을 비판하는 네딤 야사르를 눈엣가시로 보는 건 당연한 일이다. 네딤 야사르는 인터뷰와 새 자서전에서 폭력단체를 떠난 뒤 목숨을 위협받은 경험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집에 들어가는 길에 칼을 들고 달려드는 한 남성을 간발의 차로 문을 닫은 덕분에 간신히 피했다고 그는 <엑스트라 블라데트>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저는 언제나 조심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아무 일도 생기지 않은데다 꽤나 피곤했어요. 그리곤 어느날 밤 그들이 나타나 저를 죽이려 했죠. 이 사건 덕분에 저는 절대 긴장을 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저는 언제나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해요.”

네딤 야사르는 조폭 반대 운동에 몸담은 뒤로 몸을 사린다고 <DR> TV 프로그램 ‘압델과 가다'(Adgang med Abdel)에서 털어놓았다. 일단 뇌레브로(Nørrebro) 인근에 발길을 끊었다. 하지만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기 과거를 털어놓는 일에 사명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제가 잠적해버린다면 누가 나서서 이런 사건을 얘기할까요? 저는 조폭 세계를 알고, 이걸 설명할 수 있어요. 제게는 아들이 한 명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조폭에 가담하는 걸 볼 때면 저는 돕겠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네딤 야사르는 2017년 8월 공격받은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그에게 직통전화를 줬다. 네딤 야사르는 그 뒤로 살해 협박건이 있다고 신고하지 않았다. 이번 총격 사건도 예고 없이 일어났다.

 

출판 기념회 당일 저녁 살해 당해

네딤 야사르는 조직폭력배 생활을 기록한 자서전 ‘뿌리'(Rødder)를 출판한 19일 출판 기념회에 참가하고 집에 가는 길에 차에서 총을 맞았다. 저녁 7시38분 헤이레베이 42번지 인근이었다. 그는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코펜하겐지방경찰청(Københavns Politi)은 초동 수사에서 어두운 옷을 입은 용의자 2명이 사건 현장에서 같은 방향으로 달아난 것을 확인했다며 목격자를 물색하고 나섰다. 네딤 야사르과 경찰 교화 프로그램에서 만난 전 조폭 조직원 마르틴 안데르센(Martin Christian Celosse-Andersen)은 배후가 누구인지 의심할 여지도 없다며 “명백한 메시지에 덴마크 사회가 거기 어떻게 답할지 결정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네딤 야사르 총격 현장(BBC 재인용)

네딤 야사르 총격 현장(BBC 재인용)

 

안타까운 죽음

덴마크 사회 각계에서는 용감히 조폭 반대 운동의 전면에 나섰다 살해당한 네딤 야사르를 추모하는 목소리가 잇따른다. 야사르가 방송한 <Radio24syv> 요르겐 람스코우(Jørgen Ramskov) 편집장은 분노와 슬픔을 동시에 전했다.

“그는 전부터 그의 입을 닫고 싶어하는 이들한테 협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에 떠는 대신 다른 길을 찾았습니다. 그는 교육학을 공부하고 반조폭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말만 하는데 그치지 않았습니다. 청소년 적십자에서 멘토로 활동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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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계에서 일하다 행복의 비결을 찾고자 덴마크로 떠났습니다. 코펜하겐에서 1년 동안 살았습니다. 살다 보니 덴마크라는 나라가 지닌 매력을 시나브로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을 한국에도 전하고 싶어 NAKED DENMARK를 창업했습니다. 저널리즘을 떠받치는 먹고사니즘을 궁리합니다. 스타트업과 사회복지제도에 관심 많습니다. 쉽고 친절하게 쓰겠습니다. 이메일 andersen@nakeddenmark.com / 페이스북 fb.com/nuribit0 / 트위터 @nuri_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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