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왕세자빈, 브라질 학교에 레고 선물했다 ‘된서리’

덴마크 왕세자빈 메리(Mary∙몽페사트 백작 부인)가 브라질 학교에 레고(Lego)를 선물했다 된서리를 맞았다. 특정 브랜드만 밀어준다는 이유에서다. <코펜하겐포스트>가 8월10일 보도한 소식이다.
덴마크 왕족은 법적 지배권은 없으나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그래서 국제 행사에서 덴마크를 대표하는 외교관 또는 사절단으로 활동한다. 지난 6일 브라질에서 시작한 제31회 리우데자네이루 하계올림픽 역시 마찬가지다. 메리 왕세자빈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인 남편 프레데릭(Frederik) 왕세자를 따라 리우 올림픽에 공식 방문 중이다. 그는 8월3일 덴마크 홍보 활동의 일환으로 한 브라질 학교를 방문하고 교육 지원기구 차일드에듀케이션(Child Education)을 통해 브라질 학교 300곳에 레고 5천 상자를 선물했다.


언뜻 보면 평범한 국가 홍보 활동 같지만, 덴마크 여론은 이를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봤다. 덴마크 왕족이 수많은 덴마크 브랜드 가운데 유독 레고에만 힘 쏟는다는 비판이다.
덴마크 상류층에 관한 책을 몇 권 펴낸 작가 쇠렌 야콥센(Søren Jakobsen)은 “이런 종류의 홍보 활동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라며 덴마크 왕족이 레고 외에 다른 덴마크 브랜드에도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쇠렌 야콥센에 따르면 덴마크 왕족은 지난 3년 동안 3번 개인적으로 레고랜드를 방문하고 레고와 관계된 행사에 9회 이상 참석했다. 그는 “한 번이라면 괜찮을 수 있지만, 언제나 그렇다면 문제”라며 “지난 5년 동안 레고보다 더 많이 덴마크 왕족에게 주목 받은 기업은 없다”라고 꼬집었다.
<지배 엘리트>(Magteliten)라는 책을 편 작가 크리스토프 엘레스가(Christoph Ellersgaard) 역시 “왕족이 레고 제품에 관심을 보이면 이는 공식적 영향력을 발휘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BT>와 인터뷰에서 덴마크 왕족과 레고 창업 가문인 커크(Kirk) 크리스챤센 집안이 너무 가깝다고 비판했다.
“커크 가문은 왕족의 이너 서클 안에 들어간 기업가 집안 중 한 곳입니다. 사업적인 관계만이 아니라 가까운 친구이기도 하지요.”
메리 왕세자빈이 직접 꾸린 공익단체 메리 재단(Mary Foundation)은 레고 펀드의 지원을 받아 탄생했다. 또 매년 레고 창업자가 만든 공익 재단 올레 커크 재단(Ole Kirk Foundation)에서 지원을 받는다.
르네 밸레비(Lene Balleby) 덴마크 왕실 커뮤니케이션∙PR 매니저는 왕족이 해외 순방 시 덴마크 기업을 홍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왕족은 해외 순방과 공식 무역 진흥 활동 중에 덴마크 기업을 돕는 일은 당연한 일로 여깁니다.”
크리스토프 엘레스가 작가는 왕족이 세계 곳곳에 덴마크를 홍보하는 일을 필요하다고 인정했으나 특정 기업만 밀어주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덴마크 왕족의 개인적 친분과 그들이 받은 선물이 홍보할 기업을 선택하는 일과 관계 있다는 사실을 증거가 방증합니다.”
카트린 비스가 바세(Kathrine Bisgaard Vase) 레고 커뮤니케이션 매니저는 이번 문제 제기에 직접 답변을 피했다. 그는 “왕족이 우리 사업 또는 제품에 관계된 행사에 참석하면 (레고는) 언제나 환영한다”라고<BT>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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