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다양성 인정하자” 덴마크 초중등생 35만명에 집중 성교육 시작

“남자는 엄마의 아기 구멍에 성기를 집어넣을 수 있어요.” 유치원생(0학년) 카를 예센(Karl Martin Jessen)이 <DR>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2월10일 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덴마크 전역에 공립 초중등학교(folkeskole) 학생 35만 명이 성교육을 받는 ‘성교육 주간’이 시작한다. 유치원생인 0학년부터 한국 중학교 3학년에 준하는 9학년, 보충 학년인 10학년에 이르기까지 해부학과 성, 식물의 생식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성을 배운다. 대상 연령 중 절반 이상이 성교육 주간에 참가한다.

성교육 주간(Uge Sex∙Sex Week)이란 덴마크 가족계획연합(Sex og Samfund∙DFPA)이 2008년부터 주관하는 성 집중 교육 프로그램이다. 전국 초중등학생(folkeskoleelever)에게 일상에서 겪을 만한 딜레마와 선택 상황을 제시하고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DFPA는 교보재를 개발해 일선 교사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나이에 알맞은 보건 및 성 교육을 실시하도록 지원한다. 자녀와 성교육 주간에 배운 점을 이야기하도록 학부모에게도 교보재를 제공한다.

2020년 성교육 주간 교보재 포털

“불완전한 신체 인정해야 행복해”

성교육 주간은 해마다 다른 주제를 선별해 다룬다. 2020년 성교육 주간 주제는 ‘완벽하게 불완전한 몸’(Den perfekte uperfekte krop)이다. 광고나 SNS에서 접하는 완벽한 신체와 달리 불완전해 보이는 자기와 타인의 신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덴마크 학부모 중 80% 이상은 신체를 긍정해야 자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만큼 자녀가 신체적 특징 때문에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까 걱정했다. 학부모 절반은 자녀가 자기 몸에 불만족한다고 우려했다. DFPA가 복스미터(Voxmeter)에 의뢰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레네 스타운고르(Lene Stavngaard) DFPA 회장은 이상적 몸을 논하며 그 허상을 깨닫고 신체의 다양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비로소 자기 신체도 인정할 수 있다고 올해 성교육 주간에 주제를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올해 우리는 아이들과 청소년이 신체와 관계 맺는데 집중합니다. 많은 아동 청소년이 자기 몸을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나 광고나 소셜 미디어에서 본 완벽한 몸을 따라해야 한다고 여깁니다. 우리가 이상적 신체와 다양한 몸의 형태를 더 많이 얘기할 수록, 아이들과 청소년이 자기와 타인의 신체가 충분히 괜찮다는 사실을 이해하도록 준비시킬 수 있습니다.”

머스크 재단(Mærsk Fonden)은 2020년 성교육 주간을 맞이해 일반인의 다양한 신체를 촬영한 사진집 보디북(BODY BOOK)을 내놓았다. 아이들이 풍만하거나 날씬하거나, 사지가 불완전하거나 다양한 인종의 신체를 보정하지 않은, 있는 그대로 보며 자기 신체를 긍정하도록 도우려는 취지로 만들었다. 나체 모델은 이 책의 취지에 동의해 봉사한 일반인이다.

2020년 성교육 주간에 즈음해 출간한 <보디 북>(Body Book, 2020) 수록 사진

“유치원생 성교육 이르지 않아”

유치원부터 성교육을 시작하는 게 전혀 이르지 않다고 25년차 유치원 담임교사 메타 안데르센(Meta Vestkjær Andersen)은 에 말했다.

“아이들이 있는 그대로 괜찮다는 점을 이해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생겼는지가 아니라 함께 어떻게 노는지를 기준으로 친구를 택해야 하죠.”

2019년 성교육 주간 주제는 친밀한 관계에서 지켜야 할 경계였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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