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가짜뉴스 쏟아낸 덴마크 보수 미디어 페이지 폐쇄

페이스북이 가짜뉴스를 쏟아낸다고 비판받아 온 덴마크 보수 미디어 <24NYT>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폐쇄했다.
<24NYT>는 4월10일 아침 페이스북이 “페이지가 페이스북 정책을 준수하지 않는다”라며 페이지 폐쇄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당시 <24NYT> 페이지 팔로워는 3만4천 명이 넘었다. <24NYT>는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자사가 이민 부문에서 제대로 된 보도를 못 하는 기존 미디어에 대항하는 몇 안 되는 독립 덴마크 미디어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라며 독자에게 새로 개설한 임시 페이지를 구독하라고 주문했다.
2017년 문 연 <24NYT>는 지난 3년 간 가짜뉴스(fake news)를 쏟아내며 덴마크 사회에 논란과 우려를 불러왔다. 가짜뉴스란 뉴스 같은 형식이지만 실제 사실이 아닌 거짓을 담은 정보다. <DR>은 전문가에게 <24NYT>가 보도한 기사 11건을 검증해 달라고 요청했다.
‘IS가 아동 테러리스트를 난민 자녀로 위장해 서방세계로 보낸다’거나 이슬람 극단주의자 3명 중 1명은 테러를 벌일 것’이라는 등 근거가 전혀 없거나, 기존 보도를 교묘하게 왜곡해 우경화된 주장을 기사 형식으로 가공해 내보냈다.
모르텐 스코우스고르(Morten Skovsgaard) 남덴마크대학교 언론학과 교수는 해당 기사가 “제목과 시각을 오도하고, 근거가 부족하며, 사실을 왜곡하며 의견을 사실인양 위장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로스킬데대학교에서 대안 미디어를 연구하는 에바 마예르호페르(Mayerhöffer) 조교수 역시 비슷한 평가를 내놓았다. “모든 기사가 민감한 사안을 직격한다. 때로는 정보원이나 근거 자료로 검증조차 하지 않는다.”
 

페이스북 “언론 콘텐츠 검열 아니야”

하지만 페이스북은 가짜뉴스 때문에 <24NYT> 페이지를 폐쇄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신뢰할 수 없고 오해할 만한 행위” 탓에 페이지를 폐쇄했다고 <DR>에 밝혔을 뿐이다. 페이스북은 <24NYT>이 생산한 반이슬람 반이민자 콘텐츠가 폐쇄 이유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저널리즘 콘텐츠를 검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24NYT>는 “특히 이민에 비판적인 사람과 미디어가 페이스북 검열에 노출돼 있다”라며 검열 당했다고 주장했다.
말뫼대학교에서 소셜미디어(SNS)를 연구하는 요한 파르카스(Johan Farkas)는 <24NYT>가 ‘좋아요’를 구매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 페이지를 폐쇄당한 이유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7년 어느날 하루 만에 ‘좋아요’ 1만8100개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는 여태껏 <24NYT>가 받은 ‘좋아요’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좋아요’ 구매는 페이스북 가이드라인 위반이다. 요한 파르카스는 “독자는 미디어에 이런 짓을 벌이지 않을 것이라는 기준을 한층 더 높이 요구한다”라고 지적했다.
 

폭스에서 영감 받은 보수 가짜뉴스 공장

<24NYT>는 <폭스 뉴스>와 <브레이트바트> 등 미국 우파 혹은 보수 미디어에서 영감을 얻어 기자 출신 예페 율(Jeppe Juhl)이 2017년 창업한 민간 미디어다. 뛰어난 덴마크언론인협회가 뛰어난 덴마크 언론인에게 주는 카우링상(Cavlingprisen)을 받은 예페 율은 신우파당(Nye Borgerlige) 총선 후보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주 <베를링스케>가 <24NYT> 기사의 허위 왜곡 보도문제를 지적하자 <24NYT>를 떠났다. 편집장은 안드레 로스만(André Rossmann)이다.
<24NYT>는 기업이 아니라 민간 의 힘으로 운영된다고 주장한다. 광고 수익과 기부금으로 운영자금을 모은다. 언론위원회에는 등록하지 않았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