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어학원 수업료 물리자 덴마크어 공부하는 외국인 급감

덴마크 정부가 덴마크 어학원에 등록한 외국인에게 수업료를 받기 시작한 뒤로 덴마크어 수업을 받는 외국인이 크게 줄었다. <DR>이 덴마크 교육 데이터베이스(Danskuddannelsesdatabasen)를 인용해 4월24일 보도한 소식이다.
덴마크 정부는 예산 절감을 명분으로 덴마크에서 공부하는 외국인은 학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며 2018년 7월1일부터 덴마크 어학원에서 수업료를 받기 시작했다. 한 과정당 수업료는 2000크로네(35만 원)로, 6개 과정을 모두 이수하려면 1만2000크로네(208만5천 원)를 부담해야 한다. 난민이나 가족 상봉 비자로 덴마크에 온 외국인에 한해 덴마크어 수업료를 면제한다.
수업료가 없던 2018년 상반기에 덴마크어를 배우던 외국인은 2만2328명이었다. 수업료가 도입된 하반기에 덴마크어 학생은 1만 명 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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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에르(Esbjerg)에서 덴마크 어학원과 취업센터를 운영하는 베티나 요한손(Betina Johansson)은 외국인에게 덴마크어를 가르쳐 온 25년 중 이렇게 많은 학생이 덴마크어 공부를 중단하는 것은 처음 본다고 <DR>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에스비에르 어학원은 학생이 크게 줄어 직원 30명을 해고하고 2개 교실을 닫았다.
“거대 공장이 문닫는 사태와 흡사합니다. 우리도 문을 닫아야 할 처지죠. 사람들이 덴마크어 강습에 돈을 내기 싫어하거든요. 진짜 재난입니다.”
사회민주당 외교 담당 마티아스 테스파예(Mattias Tesfaye) 의원은 덴마크인이 외국에서 어학원에 다닐 때 수업료를 내듯, 외국인이 덴마크 어학원에서 수업료를 부담하는 일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덴마크 어학원 수업료가 다양한 부작용을 낳는다는 우려가 각계에서 나온다. 우선 덴마크에서 기피 업종에 주로 종사하는 동유럽 출신 이민자가 덴마크어 수업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덴마크에 완전히 정착하기 어려워졌다.
덴마크가 유럽연합(EU) 시민에게 이미 무상교육을 제공하는 마당에 덴마크 어학 과정에만 수업료를 물리면 덴마크에서 공부한 유럽인이 덴마크에 정착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발목이 잡힌다는 비판도 나온다. 유학생이 덴마크 기업에 취직해 덴마크에 정착하길 바라는 덴마크 정부가 스스로 기회를 차버린다는 지적이다.
이민 1세대가 덴마크어 공부를 포기하면, 덴마크에서 태어난 후세대가 덴마크어를 배우는데도 적지 않은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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