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마 접시닦이, 세계 최고 레스토랑의 동업자 되다

덴마크에서 가장 유명한 레스토랑 노마(Noma)가 새 동업자(partner)를 뽑았다. 노마가 문 열 때부터 함께 일한 접시닦이 알리 손코(Ali Sonko)다.

“스태프가 없다면 성공이 무슨 의미?”

알리 손코는 덴마크에서 이미 유명인사다. 노마의 공동체 정신 덕분이다. 영국 요리 잡지 <레스토랑>이 2010년 노마를 세계 최고 레스토랑으로 선정했다. 오너 셰프 레네 레제피(René Redzepi)는 모든 종업원을 런던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데려가려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출국하기 전날 감비아 출신 접시닦이 알리 손코가 영국에 가려면 비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르네 레제피와 다른 노마 직원은 알리 손코만 덴마크에 남겨두고 영국으로 떠나야 했다. 그런데 시상식 무대에는 알리 손코가 함께 했다. 노마 직원 10명이 무대에 오를 때 알리의 얼굴을 새긴 티셔츠를 입었기 때문이다. 알리는 감비아 출신 접시닦이라는 자괴감 대신 세계 최고 식당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얻었다. 알리는 노마의 얼굴이 됐다.

시상식장에 접시닦이 알리 손코의 얼굴을 새긴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노마 오너 셰프 르네 레제피 (BT.dk 재인용)
시상식장에 접시닦이 알리 손코의 얼굴을 새긴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노마 오너 셰프 르네 레제피 (BT.dk 재인용)

노마는 그 뒤로 3년 동안 연이어 세계 최고 레스토랑으로 꼽혔다. 2012년 시상식에도 모든 직원이 런던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다. 알리도 가까스로 영국 비자를 얻었다. 이날 수상 소감은 알리가 말했다.

노마 시즌2는 새 동업자와 함께 연다

노마는 올해 잠시 문을 닫는다. 창업 이래 14년간 지켰던 코펜하겐 크리스찬하운 부둣가 창고 자리를 떠나기 때문이다. 올해 말 새로운 자리로 옮겨 다시 문연다. 르네 레제피는 2월25일 직원과 친지 250여 명을 초청해 크리스찬하운에서 마지막 영업일을 기념하는 파티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알리 손코를 동업자로 지명했다.
“알리는 노마의 마음이자 영혼입니다. 제 생각에 사람들이 알리 같은 인재가 한 집에 있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모르지 싶어요. 그는 언제나 웃어요. 열두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말이죠. 참고로 제 아버지 이름도 알리였어요. 아버지도 (마케도니아에서) 처음 덴마크에 왔을 때 접시닦이로 일하셨죠.”
올해로 34년째 덴마크에 사는 62세 감비아인 알리 손코는 세계 최고 레스토랑의 동업자가 됐다. 같은 날 노마 서비스 디렉터 라우 리히터(Lau Richter)와 8년간 일한 호주인 매니저 제임스 스프레드베리(James Spreadbury)도 동업자로 지명받았다.
같은 자리에서 르네 제레프는 새로 지을 레스토랑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는 <베를링스케>와 인터뷰에서 “새 건물을 짓는 일은 무척 고무적이지만, 스태프가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라며 노마를 세계 최고 레스토랑으로 함께 일군 동료들을 칭송했다.


노마는 올 12월1일 조선소 부지였던 레프세일섬(Refshaleøen)으로 자리를 옮긴다. 유명 덴마크 건축회사 BIG(Bjarke Ingels Group)이 노마의 새로운 터전을 짓는 중이다. 노마는 낡은 창고를 개조한 50석 규모 식당에서 작은 건물 10채와 폐광을 품은 큰 건물 1채를 모두 쓰는 레스토랑으로 거듭난다. 2017년 대부분은 문을 닫기 때문에 노마는 2008년부터 지켜오던 미쉐린 가이드(기드미슐랑) 2스타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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