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외교부 “블록체인으로 국제 원조 혁신하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제 원조 분야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외교부는 12월14일 코펜하겐 UN시티에서 ‘개발 원조의 미래를 해킹하다‘(Hack the Future of Development Aid)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작동하는 기초 원리를 설명하고, 암호화폐부터 시작해 블록체인의 다양한 특성을 개발 원조 부문에 접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외교부는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암호화폐와 지능형 계약 및 권리 행사(smart contract)를 활용하면 국제개발협력과 인도주의적 지원 부문을 혁신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블록체인(blockchain)이란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암호화폐를 작동시키는 기반 기술이다. 정보를 저렴한 비용으로 공유하면서도 위변조가 어려워 암호화폐를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응용하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덴마크 외교부는 지속가능성 전문 싱크탱크 서스테이니아(Sustainia)와 블록체인 거래소 코이니파이(Coinify)와 협력해 이 보고서를 작성했다. 서스테이니아는 암호화폐를 활용하면 분쟁 지역에도 안전하고 빠르게 자금을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지능형 계약을 활용해 각종 증명서를 블록체인으로 처리하면 부정부패를 대항해 개발원조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만들고 소수집단의 권리를 더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 호이고르(Mark Højgaard) 코이니파이 최고경영자(CEO)겸 공동창업자는 “암호-국제원조 솔루션을 활용하면 자금을 추적하기 쉬워지고 송금 내역이 전적으로 투명하게 기록되므로 부패 같은 문제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원조의 미래를 해킹하다'(Hack the Future of Development Aid) 보고서 34쪽
‘개발 원조의 미래를 해킹하다'(Hack the Future of Development Aid) 보고서 34쪽

느린 현금에서 빠른 암호화폐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얻는 가장 직접적인 이점은 중간자 없이 공여자와 수혜자가 직접 원조금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덴마크 국제원조 기구가 빈곤국에 사는 수혜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보낼 수 있다. 은행이나 송금회사를 거치지 않기에 수수료가 거의 들지 않는다. 송금에 걸리는 시간은 며칠에서 수 초까지 짧아진다. 보고서는 “덴마크가 암호화폐를 사용해 개발원조자금을 보내는 첫 국가가 되길 고려할 만하다”라고 제안했다.
마리안느 하르(Marianne Haahr) 서스테이니아 프로젝트 리더는 디지털 화폐로 신속하게 원조금을 보내면 부패는 억제하고 더 많은 이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와 분쟁은 완벽한 짝입니다. 원조 기구는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통화로 말할 나위 없이 신속하게 (분쟁 상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는 안전하고 투명하면서 이메일처럼 신속하게 도착하거든요. 지금 풀어야 할 문제는 원조 모델을 혁신하는 겁니다. 첫 단계에서는 블록체인 안에 신뢰와 원조 전분야를 고양시킬 능력을 구축해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전체 원조 체계를 파괴적으로 혁신해야 하지요.”

블록체인, 부패에 맞설 새 무기

보고서는 국제 원조 기구뿐 아니라 인권 보호 단체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토지 소유권과 부패가 예다. 인도에서는 토지 등기를 유리하게 기록해주는 대가로 공무원이 받는 뇌물이 7억 달러(7584억 원)에 달한다. 인도 정부는 이런 상황을 개선할 방책으로 블록체인을 눈여겨 보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개인이 토지 등기를 비롯해 의료, 교육 정보를 직접 소유하고 통제할 수도 있다. 이렇게 정보의 주체가 분산되면 개인이 부패한 권력에 대항할 힘을 얻는다.

“지속가능개발에 기술은 필수”

울라 퇴르내스(Ulla Tørnæs) 덴마크 개발협력부(Udviklingsminister) 장관은 “국제 개발협력에 기술적 발전을 접목하는데 커다란 기회가 있다”라며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일 역시 개발협력 공구함에 새 도구를 추가하는 것일뿐”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지속가능한 개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디지털 솔루션과 기술적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이런 해법 중 일부는 우리가 아직 모를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해법을 찾도록 돕겠습니다. 덴마크는 혁신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나라입니다. 국제개발협력 부문에서도 마찬가지죠. 이런 이유로 저는 자랑스럽게 이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개발 원조의 미래를 해킹하다(Hack the Future of Development Aid) 보고서는 덴마크 외교부 웹사이트에서 열람할 수 있다. 영문 PDF 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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