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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공공 임대자전거 운영업체 파산

자전거 천국 덴마크에서도 공공 임대 자전거는 돈이 안 되나보다. 코펜하겐에서 공공 임대 자전거 사업(Bycyklen∙The City Bike)을 운영하던 고바이크(GoBike)가 고질적인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3월14일 파산했다. <베를링스케 비즈니스>가 같은 날 보도한 소식이다.
고바이크 대표 변호사 닐스 에릭 닐센(Nils Erik Nielsen)은 3월1일 코펜하겐시와 도시통근자전거재단(By- og Pendlercykel Fonden)에 회사를 인수하라고 요청했으나 자금 사정을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고바이크는 구제받지 못할 겁니다. 이제 회사는 파산했습니다. 대책을 마련해뒀지만, 주요 계약 파트너와 투자사가 구제안을 거절한 뒤로 어떤 프로 투자사도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성장세는 높았으나 재정 문제에 발목 잡혀

고바이크는 초기 2년간 실망스러운 시기를 보냈다. 2014년 임대 자전거 운행 횟수는 3만5602건뿐이었다. 지난해 들어서야 의미 있는 규모로 성장했다. 2016년 고바이크 전기 자전거는 93만3642회 임대됐다. 올해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2월 한달 동안 고바이크 자전거 임대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배 이상 늘어났다.
가파른 성장세로 보면 고바이크는 순항해야 할 것 같지만 그럴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 니콜라이 뵈흐(Nicholaj Bøgh) 도시통근자전거재단 회장은 <베를링스케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고바이크가 늘 높은 부채 비율과 유동성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말했다.

코펜하겐 공공 임대자전거 시티바이크(City Bike) (사진: 조혜림)

“공공 임대자전거 사업성 없어”

그는 고바이크가 부채를 탕감해 재정 구조를 재건하겠다는 목표로 몇몇 투자사와 접촉했다고 밝혔다. 니콜라이 뵈흐 회장은 고바이크를 인수할 수도 있었지만 시장성이 보이지 않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보기에 예비 부품을 구매하고 자전거를 수리하는 일이 필수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인수한 다음에 어떤 게획이 있는지는 볼 수가 없었죠. 우리의 임무는 코펜하겐에 임대 자전거가 달릴 수 있도록 보증하는 겁니다. 수리 등 다양한 업무가 필수적인 점을 고려하면 임대 자전거 사업은 자생할 수 없다고 우리는 판단했습니다. 그런 사업에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코펜하겐시는 공공 임대 자전거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고바이크가 재정적인 문제를 지녔음을 알았다. 모르텐 카벨(Morten Kabell) 코펜하겐 기술환경 부문 시장은 “우리는 고바이크가 비교적 취약한 회사라는 사실을 늘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고바이크에 임대 자전거 사업을 맡긴 이유는 고바이크가 가장 훌륭하면서 가장 저렴한 자전거 운행 시스템을 보유한 회사였기 때문이다.

운영사 파산해도 임대자전거는 계속 달린다

그렇다고 코펜하겐에서 하얀 임대 전기자전거가 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코펜하겐시∙프레데릭스버그 자치구∙DSB가 앞으로 8년간 운영비로 8000만 크로네(131억 원)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모르텐 카벨 시장은 도시통근자전거재단이 바이크셰어(BikeShare)라는 별도 법인을 세워 코펜하겐 임대 자전거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nder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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