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영 부사장 “집은 호텔이자 북카페 된다”

3월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리빙트렌드세미나 무대에서 강연을 펼치는 송길영 다음소프트 부사장 (사진: 안상욱)

“집은 카페이기도 하고 호텔일 수도 있습니다. ‘따로 또 같이’가 삶의 질을 높이려는 사람들의 노력입니다. 내가 호텔에서 해봤는데 좋았으니 집에서도 하고 싶은 거죠. 이제 안과 밖이 분리되지 않습니다. 호텔급 침실을 만들 수 있어야 성공합니다. 정말로 끝까지 밀어붙여야 하이엔드 소비자가 아니라 일반 소비자를 잡을 수 있습니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업체 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은 국내 인테리어 업체도 최고급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3월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디자인하우스가 주최한 2017 서울디자인페어리빙트렌드세미나 무대였다. 인사이트 가득한 송길영 부사장의 강연을 요약했다. 사진 촬영을 금지해 그래프 없이 글만 적었다.

파트1. 말하지 않아도 안다

나의 허세는 너의 부러움인가? 우리는 모두 말하지 않는다. 극히 일부만 보여주면 유추하고 질투한다. 인스타그램 사진 대다수는 염장샷이다.

유치원에서 방학 동안 부모님과 한 일을 사진과 함께 가져오라는 숙제를 낸다. 그래서 아파트 단지는 같은 곳으로 해외여행을 떠난다. 대치동은 학원을 안 보낼 수가 없다. 피어(peer)가 중요하다는 거다.

회사 옆자리 동료와 내 옷차림이 비슷하다. 피어를 어떻게 결정하는지 봐야한다. 사람들의 생활을 본다는 것은 타자의 인식도 인식하는 것이다.

감성, 지식, 허세를 말하지 않고 어떻게 보여줄까? 이것이 사람들을 움직이는 동인이다. 사람들의 욕망을 바라볼 때 내가 해야 할 일이 결정된다.

관광과 여행은 완전히 다르다. 관광은 B2B고 여행은 B2C다. 업계에 오래된 사람들은 B2B 산업을 종교처럼 만든다. 키워드 빈도를 보면 여행은 증가하지만, 관광은 늘지 않는다. 관광업에 관심도는 여행의 6분의 1뿐이다.

여행 관련 키워드: 분위기, 맛집, 하루, 카페, 여름, 음식, 기분, 친구 기억
관광 관련 키워드: 코스, 문화, 체험, 명소, 서비스, 투어, 정보, 상품, 가이드

지금까지 관광업은 건축과 같았다. 선분양 후시공이다. 내가 뭘 살지도 모르고 산다.

여행의 본질은 무엇인가? 사진 찍는 것이다. 예전에는 ROI가 안 나왔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진만 찍으면 목표를 달성한다. 주객전도로 사진이 더 뜬다.

사람들이 집에 원하는 바가 무엇일까. 평수가 넓고 분양률 높으면 살까. 아니면 조망권이 중요할까.

사람들의 욕망이 어떻게 변하는지 봐야 한다. 특징이나 기능을 보는 것은 낮은 수준의 이해다. 인간의 욕망이 변하는 것을 봐야 한다.

여행 관련 트렌드 증가 톱3: 맛있다, 예쁘다, 저렴하다
하락 톱 3: 계획하다, 정하다, 멋있다

맛있다

우리 세대 때는 맛있다가 중요하지 않았다. 아껴서 저축했다. 빚 껴서 집샀다. 집값이 올랐으니 집 사는 게 투자였다.
지금은 이미 집값이 올라 있다. 인구가 줄어 집값이 더 안 오른다. 경제 성장기에는 투자한 만큼 돌아왔으나 지금은 유지하거나 감소한다.

예쁘다

지금까지 한국은 미적 수준이 높지 않다. 미추를 고민할 틈이 없던 사람이 위에 많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있냐 없냐 수준이었다. 지금은 값이 비싸도 예쁜 게 좋다.

많이 고민스럽다. 미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객관화하기 어렵다. 내 감각이 고객과 맞는지 늘 의심해봐야 한다. 한국 사회가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면 모르는 건 모른다고 인정하고 전문가에게 부탁해야 한다. 과거시험처럼 한번에 위에 올라간 사람이 모든 것을 결정하면 안 된다.

저렴하다

돈이 없으니까 뜨는 키워드다. 한국은 분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여행은 더 자주 간다. N분의 1하니 저렴하다가 뜬다.

뜨는 지역에 가서 맛집 차려서 예쁘게 꾸미고 싸게 팔면 대박난다. 이게 트렌드다. 수단이 아니라 목적을 봐라.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업계 움직임은 후행 지수다.

우리는 최근에 인스타그램을 집중해 본다. 자랑질의 총집합이니까. 다른 블로그에는 희로애락이 나오지만 인스타그램은 희희희희다. 셀카를 봤더니 긍정률이 93%다.

셀카 남길 만한 곳은 수영장, 호텔, 바다, 하늘, 한옥마을이다. 최근 뜨는 것의 패턴을 보면 사람들의 욕구를 알 수 있다.

요즘 디저트가 뜬다. 홍대-상수-합정은 빵을 찍는다. 이태원 경리단길은 줄 선 사람을 찍는다. 가로수길은 얼굴을 제외하고 옷이 나오게 찍는다. 옷이 비싸기 때문이다. 청담동은 손목만 나오면 된다. 3000만 원짜리 시계만 보이면 얘기 끝이다.

여러분이 가로수길에 가서 이태원처럼 사진 찍으면 잘못된 곳에 간 거다. 여러분이 만든 공간에 올 고객은 어디서 올까. 청담동 고객에게 집을 파는데 내가 이태원처럼 살면 못 판다. 고객을 이해할 수 없으니까.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하면 팔 수가 없다. 집에는 평면도가 아니라 생활이 들었는데, 생활의 준거가 다르면 이해가 불가능하다. 어떻게 고객을 이해할지 고민해야 한다.

 

파트2. 말하기 두려워

남녀 차이 보여드리겠다. 일반화의 오류가 있으니 주의하라.

남자
주요 관심사: 여행, 게임
증가 관심사: 드라마, 여행, 쇼핑, 모으기
감소 관심사: 공부, 담배, 모임, 데이트

남성의 여행은 나를 향하고 여성의 여행은 가족을 향한다. 남성은 혼자 취향을 발현하는 축구 여행, 백팩 메고 히말라야 여행 같은 거다.

여성은 식구 다 데리고 합의한다. 여행은 제주도와 가깝고 호텔이 중요하다. 가족 아이와 함께 쇼핑과 여유를 즐기는 것이다.

남성은 혼자 하는 것을 많이 얘기한다. 남성의 로망은 혼자, 자취다. 여성의 로망은 남편, 우리집, 신혼이다.

문제는 남성이 돈이 없다는 것이다. 의사결정을 남성이 못한다.

 

파트3. 공간의 의미 변화

공간은 어떤 의미인가.

증가 표현: 맛있다, 찍다, 분위기 좋다, 즐기다, 조용하다, 시간 보내다
감소 표현: 넓다, 작다, 이용하다

의식주에서 의가 중요했던 시기가 지나고 음식이 부각된다. 먹는 것 열심히 해야 한다. 맛집은 대안이 없다. 직구가 안 된다.

사진이 찍히게 예뻐야 한다. 눈보다 사진에 예뻐야 한다. 그러려면 조명에 투자하라.

분위기 좋다는 것은 무엇일까. 예상 외로 인테리어보다 조명이 중요하다. 아트 체어가 뜬다. 와이파이가 뜬다. 최근에는 공기가 뜬다.

그럼 집은 어떻게 만들까. 부엌이 중요해진다. 모계사회로 귀환하기 때문이다. 거실이 줄고 부엌이 커진다.

아파트는 거의 끝나간다. 값이 더 안 오르니까. 한국에서 아파트는 화폐 같은 것이었다. 보통 집은 가격이 안 나온다. 시가가 형성되지 못한다. 아파트는 일상적으로 거래되니 표준화됐다. 화폐화 됐다. 아파트는 투자 자산이었지 거주 공간이 아니었다. 이게 바뀐다. 값이 앞으로 안 오를테니 인테리어 산업이 클 거다.

 

파트4. 집의 변화

이제 집이 투자 수단이 아니라 거주 공간으로 바뀐다. 학군 때문에 위치가 중요했는데 이제 내부 공간이 중요하다.

집은 이런 일을 하는 공간이다. 쉬다, 놀다, 먹다, 자다, 씻다.

호텔, 맛집, 디저트, 카페가 뜬다. 먹고 자는 부분을 고급화한 게 뜬다. 신혼은 침대가 중요하다. 침실을 호텔처럼 꾸민다. 거실은 인테리어 해봐야 애 낳으면 망가지니 안 한다. 그만큼 돈 들일 필요가 없다는 거다. 집 한 구석은 북카페처럼 꾸민다.

예전에는 평수와 평면이 중요했다. 이제 분야별로 다른 공간으로 만든다. 구석은 북카페고, 내 방은 웨스턴조선호텔로 만든다. 어차피 사진에는 한 컷만 나오면 된다.

 

적응, 협력

직업은 다 사라진다. 아디다스 스마트 팩토리는 직원을 600명에서 10명으로 줄였다. 품질과 기능을 넘어 질적으로 가야 한다. 내가 고객을 이꿀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협력해야 한다. 상대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 좋은 직업이다. 공통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함께 인간을 관찰하고 배려해야 한다. 사람을 향하면 더이상 경쟁하지 않고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 옆 회사가 값을 내린다고 같이 할인해 경쟁하지 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 선언하고, 다른 사람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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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론계에서 일하다 행복의 비결을 찾고자 덴마크로 떠났습니다. 코펜하겐에서 1년 동안 살았습니다. 살다 보니 덴마크라는 나라가 지닌 매력을 시나브로 깨달았습니다. 이 깨달음을 한국에도 전하고 싶어 NAKED DENMARK를 창업했습니다. 저널리즘을 떠받치는 먹고사니즘을 궁리합니다. 스타트업과 사회복지제도에 관심 많습니다. 쉽고 친절하게 쓰겠습니다. 이메일 andersen@nakeddenmark.com / 페이스북 fb.com/nuribit0 / 트위터 @nuri_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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