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친한 친구와 함께 한 덕분에 짧았지만 의미가 컸다. 친구는 회사를 그만두고 동유럽을 여행 중이었고, 나는 때마침 헝가리에 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래서 서로 일정을 맞춰 총 3일 동안 함께 부다페스트를 여행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들끼리 1박2일로 몇 번 여행을 간 적은 있지만 이렇게 먼 나라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부다페스트 시내 버거킹에서 친구를 만나자마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바쁜 여행 일정 탓에 화장은커녕 세수도 못한 친구를 보니 마치 부다페스트가 아니라 동네 극장 앞 사거리 롯데리아에서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친구와 나는 어제 만났다 오늘 또 본 사이처럼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대화 주제가 계속 바뀌어도 마냥 즐겁기만 했다. 에어비앤비를 처음으로 이용해봤는데 호스트가 예상보다 늦게 도착해서 숙소 앞에서 한참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친구와 있어서인지 기다리는 시간마저 지루하지 않았다.
길을 걷다가 모르면 물어보고, 영어로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우리, 정말 많이 컸다”라며 뿌듯해 하던 우리. “지금이 아니면 언제 우리가 또 부다페스트를 와 보겠어”하는 마음으로 하루 종일 걸어 다니며 도시를 구경했다.
둘째 날. 우리는 너무 걸어서 다리가 아픈데도 야경은 봐야 하지 않겠냐며 어제 본 다리를 다시 건너고 똑같은 풍경 속을 또 걸었다. 어제 본 풍경을 다시 사진으로 찍고 눈에도 담았다.
3일 강행군으로 쌓인 피로는 마지막 날 야경을 보며 온천으로 시원하게 풀었다. 나의 여행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친구가 고맙다. 덕분에 정말로 행복한 휴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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