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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NN2016] 음악은 부작용 없는 약이 될 수 있나

사람들은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한다. 역기로 근육을 단련하고 조깅으로 군살을 뺀다. 그렇다면 온몸을 지배하는 뇌를 건강하게 가꾸려면 무슨 운동해야 할까. 덴마크공과대학교(DTU) 얀 라센(Jan Larsen) 교수와 오르후스대학교 리네 게바우어 요셉슨(Line Gebauer Josefsen) 교수는 음악에서 답을 찾았다.

음악에 반응하는 뇌의 영역(출처: Music Interventions in Health Care)

음악은 뇌 모든 부위를 자극한다. 자극 받는 부위는 음악에 따라 다르다. 다른 뇌 부위를 자극하면 다른 심리적 ·생리적 효과가 나타난다. 어떤 효과는 음악 자체의 특성 때문에, 어떤 효과는 개인적 경험 같은 음악 외 요소 때문에 나타난다. 같은 음악을 듣고도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받는 까닭이다.
10월6일 오전 덴마크 오덴세 WHINN2016 행사장에서 ‘음악은 부작용 없는 약인가‘라는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현장에 모인 청중은 이 이론을 몸소 확인했다. 몇 가지 음악을 듣고 자기 느낌을 이야기했다. Offshore Orchestra의 <Que sera, sera>를 들은 뒤에는 많은 이가 편안하며 춤을 추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VM Holdet의 <Re-Sepp-Ten>을 들은 뒤에는 반응이 엇갈렸다. 오래된 디스코 클럽을 떠올린 사람도 있고, 80년대 축구 경기를 떠올린 이도 있었다. 사실 이 노래는 1986년 발표된 덴마크 축구 응원가다. 그래서 덴마크 사람은 이 노래를 듣고 자연스레 축구 경기를 떠올렸다.

음악으로 뇌를 자극하면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미 많은 연구가 음악적 개입(interventions)이 여러 질병 치료에 효과를 보인다고 설명한다. 음악적 개입은 우울증·불면증 같은 정신병부터 암·뇌졸중·파킨슨 씨 병 같은 신체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리네 게바우어 요셉슨 교수는 “음악적 개입은 흔히 알려진 음악 요법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음악 요법은 테라피스트를 통해 치료를 하므로 테라피스트의 능력이나 테라피스트와 환자의 교감 정도가 치료에 영향을 미치지만, 해당 연구는 테라피스트와 무관하게 음악만을 들려주었을 때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를 확인한 결과입니다.”
이 밖에도 음악적 개입은 엔도르핀이나 도파민 등 감정 조절 효과가 있는 호르몬 분비를 활성화해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꾸도록 돕거나 분노와 고통을 줄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치매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같은 곳에서 음악을 같이 들으면 사회적 유대감이 생기도 한다. 음악으로 서로의 심장 박동·움직임·감정이 동기화된다. 특히 리듬 동기화는 친사회성을 향상한다. 생리학적으로는 흔히 사랑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의 분비를 촉진한다.
음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덴마크 공과 대학 Jan Larsen 교수 (사진: 남윤경)

그렇다고 음악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얀 라센 교수는 “사람들은 흔히 음악에는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약을 먹을 때와는 다른 부작용이 있다”라고 경고했다. 시끄러운 음악을 오래 들으면 청력이 손상될 수 있다. 쇼핑할 때 음악을 들으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건을 살 지도 모른다. 원치 않는 음악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얀 사렌 교수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개개인의 성향과 환경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ander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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