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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입양인 한국어 교실을 여는 이유

덴마크 입양인 한국어 교실을 여는 이유

여느 때처럼 호떡 노점에서 호떡을 굽던 날이었습니다. 한 덴마크인 할머니가 6살배기 손을 잡고 제 호떡집을 찾아왔습니다. “지나가다 태극기가 있는 걸 보고 제 손녀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해주고 싶어서 왔어요. 이 아이도 한국에서 왔답니다.”

놀랐습니다. 아직도 한국이 어린 아이를 입양 보내는 줄은 몰랐거든요. 알고보니 한국에서 입양돼 성년을 맞은 덴마크인이 약 1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덴마크 전체 인구가 560만명 남짓임을 감안하면 적지 않죠.

사실 처음에는 저도 한국에서 입양된 덴마크인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우연히 통역 아르바이트를 의뢰받아 처음으로 이들의 사연을 깊이 접할 기회를 얻었죠. 당시에는 ‘통역비로 얼마나 받을까’라고 생각하며 단순한 돈 벌이로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입양인의 사연을 한국에서 온 가족에게 전하다보니 제 철 없던 생각이 무척 부끄러워졌습니다. 부계사회라는 구조 탓에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갓난아이를 빼앗겨 입양 보내고, 먹고 살 형편이 못 돼 눈물 흘리며 어린 아이를 외국에 입양 보냈다는 이야기를 통역할 때는 마음이 정말 아팠습니다.

알음알음 한국에서 입양된 덴마크인의 통역을 도울 일이 늘어났습니다. 몇몇 가족을 돕다보니 한계가 보였습니다. 세월의 벽을 넘어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먼 곳까지 찾아온 가족이지만, 한번 만남에 그칠 뿐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이어가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언어도 문화도 서로 너무 달랐기 때문이죠.

그래서 다시 만난 한국인 가족과 덴마크 입양인이 계속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입양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줘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가 덴마크에서 입양인 대상 한국어 교실을 여는 이유입니다.

Korean_Textbook_01

Naked Denmark는 덴마크 입양인 단체와 손잡고 첫 번째 한국어 교실을 열려고 준비 중입니다. 덴마크 입양인은 한국에서 온 선생님에게 제대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돕고, 한국어 선생님에게는 덴마크인을 만나 덴마크라는 나라를 더 깊이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한국어 교실에서 한국에서 온 덴마크 입양인에게 영어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가르쳐주실 선생님 2명을 모십니다. 각각 한국어 담당 1명과 한국 문화 담당 1명입니다. 한국어교원자격증을 갖고 계시거나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 분 환영합니다.

첫 수업은 4월12일 화요일 저녁에 시작합니다. 10주 과정으로 매주 화요일 저녁 수업을 엽니다. 하루 수업시간은 1시간30분씩으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6대4 정도 비중으로 교육할 예정입니다. 선생님은 10주 과정이 끝나는 6월 말까지 덴마크에 계셔야 합니다. 선생님 두 분께는 수업 차수당 소정의 수업료를 드립니다. 자세한 수업과정은 협의 중입니다.

한국어 수업 중에 한 컷 (사진: 김희욱)

한국어 수업 중에 한 컷 (사진: 김희욱)

접수는 Naked Denmark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에 메시지로 받습니다. 다음 사항을 메시지에 꼭 적어주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영어 구사능력 △한국어뿐 아니라 과외 등 교육 경험 △비자 종류와 유효기간. 접수는 4월1일 금요일 자정까지만 받습니다. 지원하신 모든 분께 답변 드리겠습니다. 선정된 한국어 선생님은 4월 둘째 주에 입양인 단체와 사전 미팅부터 한국어 교실에 참여합니다. 덴마크 사회를 더 깊이 느껴보고 싶은 분들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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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에서 호떡으로 행복을 배달하는 행복 배달원 김희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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