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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최대 발전회사 외르스테드 “5년 안에 탄소 중립 기업될 것” 선언

덴마크 최대 발전회사 외르스테드(Ørsted)가 2025년까지 온실 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탄소 중립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헨리크 포울센(Henrik Poulsen) 외르스테드 최고경영자(CEO)는 1월30일 2019년 지속가능성 보고서(Ørsted Sustainability report 2019)를 발표하며 주요 에너지 기업 가운데 최초로 운영과 전력 생산에서 이산화탄소(CO2)를 배출하지 않는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외르스테드는 학계에서 지구온난화를 1.5℃선에서 멈추려면 달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목표보다 20년 앞서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2025년 전에 외르스테드를 탄소 중립 기업으로 만들며 한 발 더 나아가려 합니다. 기후위기를 막으려면 사회 전반에서 나서야 합니다. 당장 행동해야 하지요. 특히 전력 생산과 소비는 전 세계 탄소배출량 73%을 차지합니다.”

재래식 석유화학 회사에서 세계 최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외르스테드는 덴마크 전체 전력 생산량 중 49%, 난방열 생산량 중 35%를 만드는 덴마크 최대 에너지 기업이다. 1000기가 넘는 풍력발전기를 보유하고 시장 점유율 16%를 자랑(2016년 기준)하는 세계 최대 해상 풍력 기업이기도 하다.

북해에서 시추한 석유와 천연가스를 관리하려고 1972년 덴마크 정부가 세운 국영기업 덴마크 천연가스(Dansk Naturgas A/S)로 탄생한 회사다. 얼마 뒤 덴마크석유천연가스(Dansk Olie og Naturgas A/S) 줄여서 동(DONG)으로 사명을 바꿨다. 2000년대 초부터 지역 발전회사를 인수하며 발전 업계에 진출했다. 이름도 동 에너지(DONG Energy)로 바꿨다.

석유화학 업계를 벗어나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작업도 서서히 시작했다. 2009년 화석 연료 기반 사업을 청정 에너지 중심으로 바꿀 계획을 세웠다. 2006년 기준으로 15%였던 청정 에너지원 비중을 2040년까지 85%까지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당시에는 터무니 없이 거창한 목표로 보였다.

2017년에는 석유화학 기업이었던 흔적이 남은 동 에너지(DONG Energy
)라는 사명을 외르스테드로 바꿨다. 전자기장을 발견한 덴마크 과학자 한스 크리스티안 외르스테드(Hans Christian Ørsted)의 이름을 본따오며 본격적으로 석유화학 시장을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2018년에는 친환경 에너지 기업이 되는데 전력투구하겠다며 해상 풍력발전을 제외한 송전 및 덴마크 내 사업 부문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10년 간 정진한 노력은 빛을 발했다. 외르스테드는 2009년 이 목표를 20년 앞당겨 실현했다. 2019년 말 외르스테드는 전력 86%를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으로 생산했다. 덕분에 2006년 기준으로 탄소배출량을 86%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체질을 뿌리부터 바꾸면서도 성장을 놓지 않았다. 외르스테드가 지속가능성 보고서와 같은 날 2019년 실적보고서를 공개하며 2019년 한 해 61억 크로네(1조694억 원)에 달하는 순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175억 크로네(3조845억 원)였다.

헨리크 포울센 CEO는 외르스테드가 그린 뉴딜이 가능함을 몸소 증명했다고 자부했다.

“우리는 화석 연료로 전력을 만드는데서 탄소 중립 에너지를 만드는 회사로 변모했습니다. 사업이 무척 견고해시는 와중에 급진적 녹색 전환이 가능함을 목격했죠. 10년 전만 해도 우리는 유럽에서 가장 석탄을 많이 쓰는 공공기업 중 한 곳이었지만, 2025년이면 탄소 중립 기업이 될 겁니다.”

외르스테드 탄소 중립 전략

“2025년 탄소 중립 기업될 것”

우선 2025년까지 발전 원료 99%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대체해 발전 중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 2023년까지 석탄 발전을 전면 중단하고, 화력발전소 연료를 지속가능성을 인증받은 바이오매스(biomass)로 대체한다. 단 1개소 남은 석탄화력발전소는 2023년 문 닫는다. 또 2021년부터 업무 차량으로 화석 연료 차량을 구매하거나 임대하지 않고, 2025년부터는 전기차만 운행한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일은 청정 에너지원을 확보하는 노력과 병행한다. 2025년까지 20기가와트(GW) 규모 해상 풍력 발전 단지를 더 짓는다. 또 청정 에너지원 개발에는 아낌 없이 투자한다. 앞서 외르스테드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청정 에너지원 개발에 2천억 크로네(35조17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외르스테드와 국제에너지기구의 탄소배출량 감축 시나리오 비교(외르스테드 제공)

“2040년 탄소 발자국까지 중립”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040년에는 기업 활동 전반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해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까지 중립으로 만들겠다고 외르스테드는 못 박았다. 2040년이면 과학계에서 지구온난화를 1.5℃로 억제하려면 탄소 배출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고 경고한 2050년보다 10년 앞선 시기다.

이를 위해 외르스테드는 천연가스 거래량을 줄이면서 동시에 친환경 전력 거래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거래처가 탄소배출량 감축을 감축하고 청정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는데도 개입한다. 거래처가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우고 운영 전반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작업도 병행한다.

2019 외르스테드 지속가능성 보고서(Ørsted Sustainability report 2019) 12쪽 발췌

헨리크 포울센 CEO는 외르스테드의 노력과 성과가 다른 나라 다른 기업에도 그린 뉴딜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선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가 검은 에너지에서 녹색 에너지로 바꾸는 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었죠. 우리의 전환 사례가 다른 나라와 기업에 그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급진적인 대응에 나서도록 영감을 주길 바랍니다. 세계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이고 지구온난화를 1.5℃ 아래로 억제하려면, 정말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참고 자료

ander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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