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왕실, 마리 왕세자비 섭정으로 임명

왕세자비 마리(kronprinsesse Mary)가 섭정으로 임명됐다.
덴마크 왕실은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10월2일 프레데릭(Frederik) 왕세자와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총리가 참석한 국무위원회에서 마리 왕세자를 섭정으로 임명했다고 같은 날 발표했다.

섭정(regent)이란 왕이 자리를 비운 상황에 왕의 권한을 대행하는 군주를 뜻한다. 입헌군주국인 덴마크에서 왕이 지닌 권한은 다음과 같다. 덴마크의 지도자로서 국민을 통치하고 타국 정상을 맞이하며 국무위원회에 참석한다. 총리를 비롯해 정부 각료를 임명한다.
마리 왕세자비가 10월2일 국무위원회에서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서약하며 마르그레테 2세 여왕과 프레데릭(Frederik) 왕세자가 함께 부재시 섭정으로서 여왕과 같은 권한을 행사할 자격을 얻었다. 이날 마리 왕세자비와 더불어 덴마크 섭정 자격을 지닌 이는 남편 프레데릭 왕세자와 요아킴(Joachim) 왕자, 베네딕트(Benedict) 공주 등 4명이다.
코펜하겐대학교 소속 역사학자이자 왕실 전문가 세바스티안 올덴-요르겐센(Sebastian Olden-Jørgensen)은 <DR>과 인터뷰에서 왕세자비를 섭정으로 임명한 일이 덴마크 왕실이 추진하는 “성평등 프로젝트”(ligestillingsprojekt)라고 풀이했다. 올해로 79세인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이 다음 세대로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에 왕세자비까지 끌어안았다는 해석이다.
“왕실이 얼마나 전문적이고 심혈을 기울여 전통을 지키며 시대 흐름에 발 맞추는지를 다시 한 번 보여준 일입니다. […] 몇 년 전 왕실은 남성과 여성 모두 군주가 될 수 있다고 헌법을 개정했습니다. 마리 왕세자비 섭정 임명은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로 보입니다.”
세바스티안은 마리 왕세자비가 남편인 프레데릭 왕세자보다 통치자로서 자질을 더 많이 갖췄다며 왕실이 지닌 자원을 십분 활용한다고 평가했다.
“마리 왕세자비는 사실 남편 프레데릭 왕세자보다 낫습니다. 왕세자도 일을 잘하긴 합니다만, 왕세자비만큼 안정적이지는 못하죠. 왕세자비는 언제나 준비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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