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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아니아에서 ‘대마 브라우니’ 먹은 관광객 중독 증세로 병원 신세

덴마크 코펜하겐 남부에 자리 잡은 자유주의 공동체 마을 크리스티아니아(Christiania)에서 멋 모르고 대마초로 만든 브라우니를 먹은 관광객 7명이 심각한 약물 반응을 일으켜 병원으로 후송됐다. 처치 후 상태가 호전돼 다행히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DR>이 9월5일 보도한 소식이다.
 

“마약 브라우니도 마약만큼 위험해”

코펜하겐 소재 수도병원(Rigshospitalet)은 지난 4주 동안 저혈압과 의식불명, 정신이상 등 증세로 실려온 환자가 7명이라고 밝혔다. 모두가 크리스티아니아에서 50크로네(8800원)에 파는 대마 브라우니(hashbrownie)를 먹은 뒤 생명에 위험을 느낄 만큼 심각한 증세를 호소했다. 덴마크인을 비롯해 아일랜드, 독일, 미국, 핀란드, 스페인, 일본 등지에서 온 관광객도 환자 중에 있었다. 다행히 모든 환자는 응급처치 후 상태가 개선돼 1~2일 뒤 퇴원했다.
도르테 팜크비스트(Dorte Fris Palmqvist) 코펜하겐 비스페비에르 병원(Bispebjerg Hospital) 내과 과장은 크리스티아니아에서 파는 대마 브라우니에 어떤 재료가 들었는지 확인할 수 없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우선 정확히 어떤 물질이 들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브라우니가 대마 케이크인지 엑스터시가 들었는지 모르죠. 또 해당 물질이 얼마나 약효가 강할지도 예상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개별 성분에 반응하는 역치가 다르다. 누군가는 평균보다 더 민감할 수도, 둔감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친구가 “이 정도는 안전하다”라고 할 지라도 덮어놓고 믿으면 안 된다고 토르테 팜크비스트 과장은 강조했다.
“같은 약물을 같은 양 복용해도 사람마다 달리 반응합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시시때때로 다른 반응을 일으키고요. 어떤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내성이 쌓이기도 합니다.”
 

자유주의 사상에서 태어나 대마초 허용하는 크리스티아니아

크리스티아니아는 1972년 군부대가 철수한 부지를 자유주의자와 히피, 노숙자 등이 점거하며 태어났다. 덴마크 정부는 ‘사회적 실험’이라 칭하며 크리스티아니아가 붕괴할 때까지 존속할 수 있도록 인정한 덕분에 국방부가 전기와 수도 공급을 재개하며 삶의 터전으로서 기능할 수 있게 됐다.
곧 망하리라는 정부의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크리스티아니아는 4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재할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손 꼽히는 자유주의 자치 마을로 거듭나 덴마크 3대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자유주의 정신에서 탄생한 공동체 마을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이 만든 자치법에 따라 덴마크에서는 불법인 대마초도 ‘약한 마약'(soft drug)이라고 부르며 공공연히 허용한다. 이런 문화 덕분에 크리스티아니아 중심부에는 대마초를 거래하는 푸셔 거리(pusher street)가 생겨났다.
하지만 대마초 거래량이 커지자 덴마크 내 범죄집단(조폭)이 크리스티아니아에 진출해 대마초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며 자유주의 마을에서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대마초 과다 섭취시 심장 마비 위험”

환자 7명이 복용한 마약이 어떤 성분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도르테 팜크비스트 과장은 7명 모두가 보인 증세가 대마초 섭취시 나타나는 반응과 같다고 설명했다. 대마초를 일정량 이상 복용하면 심장 박동과 호흡이 느려지다 결국 의식을 잃는다. 제대 응급처치를 받지 못하면 산소가 부족해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다.
코펜하겐지방경찰청(Kobenhavn Politi)은 2019년에만 4톤에 달하는 대마 케이크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9월4일 밤 크리스티아니아에서 대마 제품을 소지한 혐의(마약 소지)로 58명을 기소했다. 시몬 한센(Simon Hansen) 코펜하겐지방경찰청 특별수사국장은 “크리스티아니아에서 범죄가 일어나도록 도움을 주지 말라”라며 “대마는 구매자에게도 위험하다”라고 경고했다.

ander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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