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스케뱅크, 또 돈세탁 사건 연루

2년 전 257조 원(2000억 유로) 규모 러시아 비자금 세탁 사건에 연루돼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고 임직원 8명이 체포된 덴마크 최대 상업은행 단스케뱅크(Danske Bank)가 또 다른 돈세탁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덴마크 방송사 <TV2>가 6월18일 보도한 소식이다.
지난 2017년 가을 덴마크 경찰은 코펜하겐 소재 한 환전업체가 비자금을 세탁한 정황을 파악하고 사무실을 수색해 160만 크로네를 압수하고 대표를 구속했다. 이 환전업체는 국제 현금 수송업체 루미스(Loomis)가 단스케뱅크에서 임시 개설한 계좌로 7개월 동안 1억6900만 크로네(297억 6천만 원)를 거래했다. 경찰은 이 자금 흐름 대부분을 비자금 세탁이라고 판단했다.
단스케뱅크는 루미스 명의로 개설한 계좌를 타사에서 이용하도록 놔두는 것이 명백한 약관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단스케뱅크 그룹 이사겸 준법감시책임자 필리페 볼로트(Philippe Vollot)는 <TV2>와 인터뷰에서 “고객 확인 책임을 준수하기 위해 단스케뱅크는 고객이 단스케뱅크와 거래하는 목적을 포함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라며 “접수한 정보가 정당하고 투명하기를 기대하지만, 불행히도 늘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환전업체는 원래 노디아 은행(Nordea Bank) 고객이었으나 계약을 취소 당했다. 사업 구조와 영역이 은행이 관여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그 뒤로 다른 은행은 이 환전업체와 거래를 거부하고 계좌를 개설하지 않았다. 이때 루미스가 끼어들었다. 이 환전업체가 쓰도록 차명으로 단스케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한 것이다. 필리페 볼로트 단스케뱅크 준법감시책임자는 이 사건이 단스케뱅크의 손 밖에서 일어났음을 거듭 강조했다.
“고객이 우리 은행 계좌를 은행과 거래할 자격이 없는 제3자에게 계좌를 빌려주려 했다는 걸 알았다면 절대 허용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런 수법은 단스케뱅크의 원칙과 약관, 규범을 정면으로 위반합니다.”
루미스는 코펜하겐 환전소에서 돈세탁 의혹을 내외부에서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답할 수 없다며 <TV2>의 취재 요청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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