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총선] 덴마크 유력 차기 총리 “기후법 제정할 것” 공약

유력 차기 총리 후보 메테 프레데릭센(Mette Frederiksen) 사회민주당(Socialdemokratiet) 대표가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명시한 기후법을 제정하겠다고 5월18일 선언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이미 마련한 정책만 충실히 이행하면 될 일이라며 새로울 것 없다고 일축했다. 같은날 <폴리티켄>이 보도한 소식이다.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민당은 올 6월5일 덴마크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현 보수 연립 정권을 이끄는 최대 여당 자유당(Venstre)를 압도하고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덕분에 가장 유력한 차기 총리로 떠오른 메테 프레데릭센 사민당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이목이 모인다.
메테 프레데릭센 사민당 대표는 18일 사민당 역사상 처음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을 기준으로 2030년까지 60%, 2050년까지는 100% 감축한다고 명시한 새 기후법을 제정하는 것이 뼈대다.
사민당은 구체적인 5개 사업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2030년까지 친환경 차량 50만 대를 보급하고, 새 경유 및 휘발유 차량 판매는 중단한다. 총 5개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확보한다. 2018년까지 덴마크 정부가 계획한 데에 2개 단지를 더 짓겠다는 얘기다. 지방자치단체 소유 건물에 에너지 효율을 높인다. 친환경 농업을 장려한다. 국립숲기금을 조성해 시민에게도 기부금을 받아 새 숲을 조성하는데 쓴다.
사민당이 기후법 제정 공약을 내놓은 이유는 덴마크 사회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라는 여론이 뜨겁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온라인 시민 청원 플랫폼(Borgerforslag)에 올라 온 ‘당장 새 기후법을 제정하라’는 청원(FT-02233)이 6만8천 명에게 지지를 얻으며 국회에 올라갔다.

덴마크 시민 청원 플랫폼(Borgerforslag)에 올라온 기후법 제정 청원 갈무리
덴마크 시민 청원 플랫폼(Borgerforslag)에 올라온 기후법 제정 청원 갈무리

 

“선거철 맞아 묵은 술 새 부대에 옮겨 담았을 뿐”

사민당이 기후법 제정을 공약으로 공언하자, 묵은 술을 새 부대에 옮겨 담았을 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현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총괄하는 에너지전력기후부(Energi-, Forsynings- og Klimaministeriet)를 이끄는 자유당 소속 라르스 릴레홀트(Lars Christian Lilleholt) 장관은 이미 세워둔 기후변화 정책만 이행해도 사민당이 제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자동으로 달성한다며, 새 기후변화 정책은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60% 감축은 물론이고 사민당이 제시한 5개 사업 계획은 모두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모두 일전에 정책 목표로 제시되거나 채택된 적 있다. 덴마크 정부는 이미 2050년께 화석연료를 완전히 퇴출하고, 온길가스 배출량을 100% 감축하겠다는 정책 목표를 발표했다. 2015년부터는 국제연합(UN) 196개 회원국이 가입한 파리협정에 참여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도에서 억제하는데 동참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사민당 대표는 장기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다며 구체적 중기 목표를 명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덴마크에서 기후변화 대응책을 마련할 때 도전적인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2045년이나 2050년에나 실현될 목표는 너무 늦어요. 그래서 사민당은 이르면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대폭 감소를 의무로 못 박자고 제안합니다.”
 

“보수 정권, 기후변화 대응 의지 부족”

그는 선거 운동에 활용하려고 오래된 술을 새 부대에 옮겨 담았을 뿐이라는 비판에 현 정권의 의지 부족으로 실현되지 못했기에 다시 제시할 만 하다고 받아쳤다.
“사민당이 전에도 이런 정책을 발의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정책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현 정권은 이를 실현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지요.”
라르스 릴레홀트 에너지전력기후부 장관은 보수 연립(VLAK) 정부에 기후변화 대응 의지가 없다는 메테 프레데릭센 사민당 대표의 지적에 “지난 4년 간 정부가 추진해 온 정책만으로도 2030년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60% 이상 감축할 것”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새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설정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2050년까지 완전한 이산화탄소 중립이라는 목표를 실현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목표를 확실히 달성하는데 필요하다면, 2050년 전에 중간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지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릴레홀트 장관이 말한 대로 중간 목표를 설정하는 작업을 손수 진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총선이 끝난 뒤에도 자유당 소속인 그가 기후변화 정책을 총괄하는 에너지전력기후부 장관직을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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