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디아 은행 코펜하겐 지점서 덴마크 역대 최대 돈세탁 의혹

덴마크 2대 은행인 핀란드 노디아 은행(Nordea Bank)이 러시아 비자금 세탁을 10년 간 방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덴마크 안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돈세탁 사건이다.
스웨덴 공영방송 <YLE>와 덴마크 일간지 <베를링스케>(Berlingske)는 노디아 은행에서 유출된 내부 문건을 분석해 2004년부터 2014년까지 노디아 은행 덴마크 코펜하겐 베스테르포트(Vesterport) 지점에서 260개 유령 회사를 통해 최소 50억 크로네(8532억 원)를 세탁하는데 이용됐다고 3월4일 보도했다. 이 중 30억 크로네(5120억 원)는 이미 노디아 은행에서 흘러나갔다. 이 자금은 러시아 독재정권과 범죄 단체가 소유한 비자금으로 보인다.
 

덴마크 안에서 벌어진 역대 최대 돈세탁 사건

노디아 은행 돈세탁 사건은 규모로는 단스케뱅크 사건에 비하기 힘들다. 단스케뱅크는 에스토니아 지사에서 8년 간 2000억 유로(257조1800억 원)가 세탁되는 것을 방조한 혐의로 덴마크를 넘어 미국 등 국제 수사기관에게 조사 받는 중이다.
노디아 은행 사건이 충격적인 이유는 청렴 지수 세계 1위 덴마크 턱 밑에서 비자금이 세탁된 탓이다. 레비소르유라(Revisorjura) 최고경영자(CEO)이자 돈세탁 사건 전문가 야콥 베른호프트(Jakob Dedenroth Bernhoft)는 <폴리티켄>과 인터뷰에서 “단스케뱅크 사건은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큰 사건이지만 문화나 금융 사업을 영위하는 방식이 다소 다른 에스토니아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번 사건은 코펜하겐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지점에서 터졌습니다. 덴마크 임직원이 일하는 곳 말이죠. 우리로서는 해당 지점 관리자가 돈세탁 의혹을 보고 받았을 가능성이 차고 넘쳤다고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세탁 사실을 눈치 챈 노디아 은행은 2014년 돈세탁 사건에 연루된 베스테르포트 지점 해당 부서를 헤체했다. 또 금융범죄를 수사하는 덴마크 특별금융국제범죄검찰청(SØIK∙Special Financial and International Crime)에 자진 신고했다. 특별금융국제범죄검찰청은 노디아 은행 돈세탁 사건을 계속 수사 중이다.
노디아 은행은 이미 2014년 돈세탁 감시 부서에 인력 1500여 명을 투입하고 IT 시스템을 판올림하며 자금 흐름을 더 면밀히 감시했다고 해명했다.
율리에 갈보(Julie Galbo) 노디아 은행 최고위험책임자(CRO)는 <DR>과 인터뷰에서 “돈세탁이 사실이라면 무척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해당 부서는 이미 폐쇄했습니다. 더 일찍 조치를 취했다면 형편이 나았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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