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간 195억원 횡령한 덴마크 공무원 국제 수배

평소 일터에서 신뢰 받던 덴마크 공무원이 16년 동안 사회취약계층 지원사업 예산에서 195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자 해외로 달아나 덴마크 경찰이 인터폴과 손잡고 국제적으로 수사에 나섰다. <DR>과 <폴리티켄> 등 다수 덴마크 미디어가 10월9일 크게 보도한 소식이다.
올해로 64세인 안나 닐센(Anna Britta Troelsgaard Nielsen)은 40년 넘게 국립보건복지위원회(Socialstyrelsen)에서 일하며 주변에 신망을 받았다. 오랜 기간 여러 업무에서 성과를 냈다. 덕분에 간부는 아니지만 꽤 많은 권한을 가진 자리에서 일했다. 위원회 시스템 안에서 운영관리자(super user) 권한을 갖고 있어 예산을 직접 승인할 수도 있었다. 위원회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그를 해고한 올 9월26일까지는.
 

실수 아닌 의도적 횡령 정황 발견, 해당 직원 해고

국립보건복지위원회는 아동사회복지부(Børne- og Socialministeriets) 산하기관으로 덴마크 사회 전반에 취약계층 지원사업을 총괄한다. 사회과학 연구 발주와 응용, 사회보조금 감사, 지방자치단체 컨설팅, 지원프로그램 직접 운영 등 폭 넓은 업무를 수행한다.
국립보건복지위원회는 올 8월 내부 감사를 마쳤다. 보조금 지급에서 몇 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하지만 직원이 흔히 하는 실수는 아니었다. 위원회는 송금 수천 건을 다시 검토해 9월24일 한 직원이 기금을 착복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 사실을 아동사회복지부와 장관에게 보고했다.
다음날인 9월25일 위원회는 퓐지방경찰청(Fyns Politi)과 특별금융국제범죄검찰청(SØIK)에 사건을 제보했다. 9월26일 위원회는 안나를 직장에서 쫓아냈다.
 

16년 간 274번 195억 원 횡령

계속된 내부 조사 결과 64세 여성 용의자 안나는 다수 지원 프로그램에서 모두 1억1100만 크로네, 우리 돈으로 195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16년 동안 274번에 걸쳐 사회소외계층 지원기금을 개인 계좌로 빼돌렸다. 송금 1건당 평균 40만5천 크로네(7100만 원)를 횡령한 셈이다.
그는 가짜 지원 사업을 만들고 가짜 지원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했다. 이 돈은 용의자 개인 계좌로 흘러들어갔다. 정당한 기금 수령자에게 ‘애초에 지급하기로 한 금액보다 적은 금액이 지급될 것’이라고 통보하고 차액을 챙기기도 했다.
용의자는 2006년 덴마크에 회사를 등록했으나 2016년 파산 신청했다. 그는 스웨덴에 농장을, 남아프리카에도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딸이 승마대회에서 타도록 값비싼 말을 구입하기도 했다. 코펜하겐 서쪽 비도우레(Hvidovre)에 자택을 보유했다.

막대 그래프는 용의자 안나 닐센이 기간별로 횡령한 금액. 단위 백만 덴마크 크로네. 선 그래프는 해당 기간에 횡령 건수 (덴마크 아동사회복지부 제공)
막대 그래프는 용의자 안나 닐센이 기간별로 횡령한 금액. 단위 백만 덴마크 크로네. 선 그래프는 해당 기간에 횡령 건수 (덴마크 아동사회복지부 제공)

아동사회복지부 마이 메르카도(Mai Mercado) 장관은 10월9일 오전 기자회견장에서 이 기금 횡령 사건을 발표하며,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은 초기 내사 결과이므로 총 피해 규모는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회복지기금 운용 기관에서 일어난 대규모 횡령 사건은 사회취약계층에 지원금 지급을 동결시키고 말았다. 국립보건복지위원회는 15일부터 특별 지원사업에 지원금 지급을 전면 중단했다. 마이 메르카도 장관은 “위원회에서 일어난 횡령 사건이 너무 심각해 기금을 제대로 지급하려면 한동안 자금을 동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라고 지급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마이 장관은 가능하면 빨리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했지만 동결 기간은 밝히지 않았다.
 

64세 용의자 국제 수배, 직장은 전면 감사 돌입

용의자는 인터폴에 의해 국제 수배됐다. 덴마크 특별금융국제범죄검찰청은 증거 확보와 횡령한 돈을 회수하는데 큰 진전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보이는 용의자는 아직 찾지 못했다. 검찰은 용의자에게 대규모 직무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관과 별도로 아동사회복지부는 외부 감사 2건을 시작했다. 우선 이번 횡령 사건이 발생한 이유와 예방책을 찾는다. 또 비슷한 다른 횡령 사건이 존재하는지 밝혀내 책임을 추궁할 예정이다. 마이 메르카도 장관이 말했다.
“수년 동안 유례 없는 수준으로 감독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청소하고 정돈해야 합니다. 이번 사건의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 밝혀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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