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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본부서 명품 조명 훔쳐 판 덴마크 경찰관 2명 재판 받아

경찰본부에서 값비싼 명품 조명을 훔친 혐의를 받은 경찰관 2명이 8월22일 법정에 섰다. 같은날 <DR>이 보도한 소식이다.
두 사람은 민간인 2명과 공모해 경찰서 창고에 보관 중이던 값비싼 디자이너 조명을 훔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이 훔친 조명은 30만 크로네(5220만 원) 어치다. 코펜하겐지방경찰청은 재판 중인 경관 2명을 정직 처분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코펜하겐경찰청 본부(Politigården) 창고에 보관 중이던 조명 8점을 훔쳤다. 이 중 5점은 경찰본부를 설계한 건축가 오게 라픈(Aage Rafn)이 1920년대 초 경찰본부 건축을 기념해 특별히 디자인한 탁상 조명이었다. 오게 라픈과 하크 캄프만(Hack Kampmann)이 설계한 경찰본부 건물은 중요한 덴마크 건축물로 인정받아 보호되고 있다. 나머지 3점은 샹들리에였다.

오게 라벤이 경찰본부 신축을 기념해 디자인한 탁상 조명. 청동으로 도금한 몸통 위에 유백색 유리로 된 원뿔형 갓을 씌웠다 (독립경찰민원청 제공)

 

훔친 조명 경매장에서 처분

주요 용의자로 지목된 경찰관은 조명 다수를 슬쩍해 공범 3명에게 전달했다. 공범들은 브룬 라스무센(Bruun Rasmussen) 경매장에서 조명 5점을 처분했다. 경매가는 1만7500~6만5000크로네(305만~1131만 원)였다. 3점은 팔리지 않았다.
기소된 다른 경찰관은 샹들리에를 전달 받고 자택에 보관하다 경매장에 2만5000크로네(423만 원)에 팔려던 혐의를 받았다. 피고인 측 변호사는 이 경관이 “선의로 조명을 다뤘다”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두 경관은 한때 코펜하겐경찰청 내 같은 부서에서 일했다.
민간 피고인 2명은 조명 5점을 경매에 넘긴 혐의(절도)를 받았다. 이 중 한 사람은 한 경관과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다. 그는 훔친 조명이 어린 시절 자기 집에 있던 조명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변호사는 “내 고객은 그 조명에 어떻게 경찰본부까지 흘러갔는지 전혀 모른다”라고 전했다.

 

사라진 조명을 찾아서

독립경찰민원청(Uafhængige Politiklagemyndighed)은 조명 도난 사건을 수사하며 사라진 조명을 수배하고 나섰다. 경찰본부로 조명이 돌아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야콥 듀퐁(Jakob Dupont) 브룬 라스무센 경매장 매니저는 조명이 곧 원래 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경매장이 판매를 요청한 사람의 신분증과 계좌번호, 작품의 습득 경로를 받아 검증한다고 설명했다. 브룬 라스무센 경매장은 1년 평균 약 10만 여 점을 팔고, 경찰에서 수사 협조 요청을 10건 받는다.
“경찰이 저희한테서 조명 매수자와 낙찰자 정보를 받아갔습니다. 우리는 경찰이 판매자와 구매자 정보를 요구하면 언제나 내줍니다. 기본 절차지요.”
 

법정에 선 덴마크 경찰관

경찰관이 법정에 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올 봄 경찰관 2명이 덴마크 최대 부호 카르스텐 리(Karsten Ree)의 사파리에서 품질 미달된 안전장비를 눈감아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일 구금형을 받았다. 지난해 가을에는 한 경관이 운전면허 시험 중 여성에게 부적절한 말을 해 사기와 직권 남용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또 경찰 간부 2명은 2012년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이 덴마크를 방문할 때 티벳 시위대를 불법적으로 방해하고도 법정에서 거짓말을 한 혐의(위증)로 재판을 받는 중이다.

ander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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