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폴케호이스콜레 ‘자유학교’ 2기 모집

한국에서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처럼 행복한 삶을 도모하는 성인 인생학교, 자유학교가 올 연말연시에 두 번째 학기를 연다.

인생의 방향을 잃은 채 무작정 열심히만 사는 한국인이 잠시 삶에 쉼표를 찍으며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깨달을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 자유학교의 설립 목표다. ‘쉼’ 속에 진정한 자신을 찾고, 깨달은 대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안전한 실험실’이 되고자 한다.
자유학교는 행복한 인생을 좇아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에 직접 다녀오거나, 한국에서 다른 길을 모색하던 이들이 손잡고 꾸린 한국형 폴케호이스콜레다. 전직 공립학교 교사, 대안교육가, 스타트업 기획자, 심리상담사, 교육기획자 등 6명이 덴마크 행복의 비결을 한국에 나누고자 모였다. 이 가운데 5명은 고스란히 2기 프로그램 운영진으로 활동한다.
1년 전 연말연시를 즈음에 11박12일로 개설한 자유학교 1기는 운영진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 2주도 안 되는 기간에 마음을 열고 기꺼이 개인이자 공동체의 일원이 됐다. 1기 참가자는 지난 1년 간 크고 작은 모임을 스스로 열며 자유학교의 철학을 실천했다.
폴케호이스콜레 학생처럼 자유학교 2기 참가자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대화하며 삶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덴마크 폴케호이스콜레는 짧으면 4주, 길면 1년 동안 입학하지만, 자유학교는 한국 상황을 감안해 12월25일부터 1월1일까지 7박8일로 압축 운영한다.
공통수업이 있던 1기와 달리 2기는 모든 프로그램이 선택수업이다. 참가자가 마음 내키는 대로 수강하거나 안 들어도 된다. 점심시간도 2시간으로 길게 잡아 전체 일정에 여유를 불어넣었다.

한국형 폴케호이스콜레 자유학교 2기 프로그램 시간표(자유학교 제공)
한국형 폴케호이스콜레 자유학교 2기 프로그램 시간표(자유학교 제공)

자유학교 2기에 참여하고 싶다면 신청양식을 작성하고 참가비를 납부하면 된다. 11월25일 전에 먼저 접수한 10명은 참가비를 10만 원 할인해준다. 20~39세라면 쉼표장학금을 노려보자. 선착순 10명에게 참가비를 49만 원으로 23만 원 할인해준다. 참가비 납부를 기준으로 20명이 차면 접수를 마감한다. 자세한 정보는 자유학교 2기 공식 웹사이트를 참고하자.
 

한국형 폴케호이스콜레 자유학교 2기



폴케호이스콜레

폴케호이스콜레(Folkehøjskole)는 덴마크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우뚝 세운 비결로 꼽힌다. 덴마크의 근현대사는 상실의 역사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에서 나폴레옹 진영에 합류해 참패한 덴마크는 국토 3분의2를 빼앗겼다. 곡창지대였던 함부르크 인근은 독일에, 노르웨이는 스웨덴에 넘겨줬다. 왕실과 귀족 등 사회 지도층의 무능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당시 위기를 극복한 계기가 그룬트비와 달가스라는 두 인물로 상징되는 사회재건운동이다.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찾자’며 사회 밑바닥으로 취급 받던 농민을 계몽하고, 이들을 덴마크 사회 주역으로 끌어올리자는 재건운동은 큰 성공을 거뒀다.
재건운동의 핵심은 시민에게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일깨우는 교육이었다. 목사이자 사회운동가, 작곡가, 시인, 정치인이었던 니콜라이 그룬트비는 사회구성원을 재생산하는 정부 주도 정규교육을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책에 기록된 언어는 ‘죽은 언어’라며 사회구성원끼리 대화 속에서 삶의 의미를 깨우치는 ‘살아있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초 호이스콜레인 뢰딩호이스콜레 (뢰딩호이스콜레 제공)
세계 최초 호이스콜레인 뢰딩호이스콜레 (뢰딩호이스콜레 제공)

그룬트비 철학을 뼈대 삼아 농민 자치 교육기관으로 1844년 처음 문 연 곳이 폴케호이스콜레다. 폴케호이스콜레는 덴마크 농민의 공동체 의식을 함양해 덴마크에서 낙동 협동조합이 태어날 계기도 제공했다. 사회재건운동은 비옥한 농지를 잃은 뒤 낙담한 농민이 팔을 걷어붙이고 덴마크 전역에 황무지를 농토로 일구는 황무지 개간운동으로 이어졌다. 황무지 개간운동은 훗날 한국 새마을운동에 본보기가 됐다.
폴케호이스콜레는 지금 덴마크 68곳, 스웨덴 120여 곳을 비롯해 북유럽 전역에 퍼졌다. 또 폴케호이스콜레가 효과를 입증한 주체적인 시민 양성이라는 철학을 미성년자에게도 제공하는 에프터스콜레(Efterskole∙Afterschool)는 덴마크에서 더 보편적인 교육 방식으로 자리잡았다.

폴케호이스콜레는 성인을 교육 대상으로 삼지만 직업 교육을 일절 안 한다. 평가도 시험도 없으니 경쟁할 일도 없다. 학생은 교사와 학교에서 4주에서 1년까지 함께 생활하며 서로 배운다. 생활 규칙도 학생이 직접 만든다. 생활에 녹아든 비형식적인 교육 과정 속에 학생 개개인이 삶의 방향을 깨우치고, 인생을 살아갈 원동력을 얻어가는 것이 폴케호이스콜레 교육의 목적이다. 이 때문에 폴케호이스콜레는 인생학교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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