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H PIX] 당신이 생각하는 북유럽 영화는?

코펜하겐 국제영화제(CPH PIX)는 북유럽 감독들의 최신 작품을 만나고 북유럽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Pix Session: 5 New Nordic Films’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스웨덴 야누스 메츠(Janus Metz) 감독, 노르웨이 크리스토퍼 볼글리(Kristoffer Borgli) 감독, 핀란드 도메 카루코스키(Dome Karukoski) 감독, 아이슬란드 하프스텐 구나 시구슨 (Hafsteinn Gunnar Sigurdsson) 감독, 덴마크 리누아 폴매슨(hlynur pálmason) 감독이 자리해 의견을 나눴다.
협동을 강조하는 북유럽식 교육이 영화 제작 환경에도 적용된다니. 협동하는 분위기 속에서 예술가들은 서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이 시너지 효과로 영화 산업은 자연스레 성장한다고 한다. 경쟁해야 성장하는 게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이번 프로그램에서 다시 한 번 느꼈다.
북유럽 영화 제작 환경과 ‘노르딕 스타일(Nordic style)’은 진짜로 존재하는 풍조인지 등 북유럽 영화계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내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푸셔>, <렛미인>, <히어 애프터>, <님포매니악>, <더 헌터>, 최근에 개봉한 <네온 데몬>까지 독특한 연출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한국에서도 주목받는 북유럽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함께 들어보자.
질문: 할리우드에서는 대부분 하나의 회사가 제작을 맡는다. 영국 또한 공동제작이 흔치 않다. 북유럽에서 공동 제작은 흔하다고 들었다. 공동 제작을 어떻게 생각하나?
도메 카루코스키 감독(핀란드) : 개인적으로는 처음 공동 제작을 했다. 보통은 제작자가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어 계약을 한 후 그 영화를 소유한다. 그들이 원하는 배우만 쓰면 제작에 문제가 없다. 감독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제작자는 그저 투자한 만큼 돈을 받고 싶어할 뿐이다. 공동제작을 하게 되면 영화는 모두의 작품이 된다. 작품을 만드는 데 가장 좋은 점은 각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인재와 일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요소가 영화를 더 훌륭하게 만든다.
야누스 메츠 감독(스웨덴): 창의적인 콜라보레이션은 가끔씩은 도전이기도 하다. 협력자에 따라서 특정한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부담이 있기도 하다. 콜라보레이션은 특정한 장소, 특정한 나라에서 일해야 하기도 한다. 너가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을 찾고 이야기를 하고 돈을 이야기하는데, 돈을 이야기하고 맞춰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좋은 협력자를 찾기 힘들다.
질문: 영화계는 보통 영화 제작자들간 경쟁이 심하고 방어적이다. 북유럽의 상황은 어떠한가?
하프스텐 구나 시구슨 감독(아이슬란드): 젊은 세대의 분위기는 경쟁적라기 보다는 협력하는 분위기이다. 예술성 관련 멘토링을 서로 해주고, 어울려 놀기도 하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고, 지지해 준다.
도메 카루코스키 감독(핀란드): 과거에는 핀란드도 방어적이고, 경쟁적이었다. 그 당시 영화 산업은 좋지 않았다. 시대가 변하면서 문화가 바뀌었다. 서로에게 팁을 주고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신기하게도 자국 내 영화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되었다. 도움을 주고 받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예술가로서 개방적인 자세를 가진다. 서로 협동해 영화를 만들다 보니 누군가의 성공이 결코 나의 성공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5명의 감독들 (출처 : Tania-Valentina Coceșiu)
프로그램에 참여한 감독 5명 (출처 : Tania-Valentina Coceșiu)

질문: 각자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설명을 들었다. 다른 감독의 작품을 보니 자기 영화와 비슷한 점이 있던가?
도메 카루코스키 감독(핀란드): 북유럽 멜랑콜리가 있겠다. 사람들이 멜랑콜리는 북유럽 사람 피에 흐른다고 말한다. 할리우드 시장이 장악하고 있지만 북유럽 멜랑콜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프스텐 구나 시구슨 감독(아이슬란드) : 북유럽 특유의 유머가 있다. 내 예전 영화를 다른 나라에서 상영했을 때 유머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랐다. 북유럽 영화를 봐도 남부 유럽인은 웃지 않는 농담에 북유럽 사람은 크게 웃는 모습을 봤다.
질문: 북유럽 영화 트렌드가 생기고 있다. 북유럽 영화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웬디 미쳴(Wendy Mitchell) <Screen International> 북유럽 지역 에디터: 각 영화마다 감독 개인이 내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영화를 제작할 때 숫자 즉 돈을 따라 움직이지 않고 그들 스스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한다. 언제나 개인적인 의견을 영화에 담는다. 노르딕 느와르(Nordic Noir)라는 특유의 정서도 신선하다. 개인적으로도 영국 관객이 자막을 읽어야 하는 외국 영화에 이렇게 큰 관심을 보여주는 상황이 신기하기도 하다.
질문: 그렇다면 ‘노르딕 느와르(Nordic Noir)’라는 장르로 북유럽 영화를 묶는 설명은 어떻게 생각하나? 노르딕 느와르라는 장르가 진짜 있나?
야누스 메츠 감독(스웨덴): 나는 그저 나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만들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카테고리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들 자신만의 영화를 만들 뿐이다. 돈과 기회 때문이라면 좋은 꼬리표 같다.
도메 카루코스키 감독(핀란드) : 북유럽 영화의 특징 중 한 가지는 캐릭터가 극을 이끌어가는(Charater-driven) 영화라는 점이다. 요즘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람들을 접하지만 사람의 깊은 속내를 보지 못한다. 소셜미디어에서 보지 못했던 사람들의 이면을 보여주는 점이 북유럽 영화의 매력이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느와르(Noir)’라는 장르다. 2010년 프랑스에 영화를 냈다. 영화는 의도치 않았지만 어두운 블랙 코미디 영화였다. 사람들은 이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노르딕 느와르 장르가 가진 독특한 특징 덕분에 도움을 받은 점은 사실이다. 하지만 북유럽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때문에 다른 나라에 느와르 이외의 것이 다른 나라에 퍼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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