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국민 가수, 킴 라르센 별세

덴마크 국민 가수 킴 라르센(Kim Melius Flyvholm Larsen)이 9월30일 아침 7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아내와 자녀 6명, 숱한 명곡을 남겼다. 덴마크는 킴의 죽음을 애도했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Lars Løkke Rasmussen) 덴마크 총리도 “덴마크인은 오늘을 기린다”라며 “킴이 우리 곁에 있었듯 우리 모두가 함께 슬픔을 나눈다”라고 심정을 밝혔다.
1945년 코펜하겐에서 태어나 자란 킴 라르센은 초중등학교 교사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크리스티안하운(Christianshavn)으로 이사해 세 멤버를 만나 밴드 가솔린(Gasolin)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가솔린은 덴마크 록(rock) 음악의 역사를 새로 썼다. 국제적 음율 위에 덴마크어 가사를 입혀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명곡을 여럿 낳았다. 1970년대 가솔린은 덴마크에서 국민 밴드로 자리잡아 더이상 성장할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국제 시장에 진출하고자 영어 가사를 붙인 음악을 내놓았지만, 더 많은 청취자를 만나는데는 실패했다. 가솔린은 1978년 해체했으나, 가솔린이 남긴 음악은 지금까지도 덴마크 영화와 드라마에서 배경음악(OST)으로 애용된다.
킴 라르센은 1973년 첫 솔로 음반 베르스고(Værsgo)를 출시했다. 숱한 명곡이 실린 이 앨범은 덴마크 음악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나나(Nanna), 요안나(Joanna), 뷔엔스호텔(Byens Hotel), ‘만일 네 아버지가 나를 허락한다면'(Hvis din far gir dig lov) 같은 곡이 이 앨범에 실렸다.

킴 라르센 개인도 가솔린 밴드처럼 세계 무대를 꿈꾸며 미국에 진출하려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그는 국제 시장 진출에 실패한 처지를 인정하고 덴마크 국민 가수라는 칭호를 받아들였다. 2010년 <Ud & Se>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미국에 한번도 진출하지 못해 신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때 당시에는 간절히 원했지만 말이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을 떠올려보세요. 어디서도 편히 쉴 수 없단 말이죠.”
1984년 킴 라르센은 영화 ‘한 밤 중'(Midt om natten)에 각본을 함께 쓰고 출연했다. 그가 대부분 직접 작곡하고 연주한 이 영화의 OST는 덴마크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중에 손꼽힌다.

그는 가솔린이 해체한 뒤 다양한 밴드와 협연하며 폭넓은 음반을 선보였다. 덴마크가 한국전쟁에 파견한 의료선 유틀란디아호의 이야기를 담은 유틀란디아(Jutlandia)가 실린 앨범 ‘어른인 척'(Forklædt som voksen)이 대표적인 예다.

2006년 킴 라르센은 덴마크 왕이 내리는 기사 작위 격인 단네브로의 수호자(Dannebrogordenen)로 지명 받았으나, 거절했다. 여러 사회 의제에 직접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예술가로서 기득권에 저항해 온 자기 발자취가 작위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덴마크 왕실과 척지지는 않았다. 2010년 마르그레테 2세 여왕 70세 생일 기념 공연에도 나섰다.
말년에는 전립선 암으로 고생했다. 병세가 악화돼 지난 여름 노르웨이에서 다수 공연도 취소했다. 마지막으로 스무크페스트(Smukfest) 무대에 올랐으나, 의자에 앉은 채 노래해야 했다. 암은 결국 덴마크에서 국민 가수를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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